[공군 '포파이' 도입배경] 유사시대비 '미사일 장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공군이 공대지 (空對地) 미사일 포파이 (AGM - 142) 를 앞당겨 도입하는 것은 북한의 미사일 전략에 대한 마땅한 방어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군은 그동안 북한의 끈질긴 미사일 시험발사 움직임을 들어 대항용 무기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해왔다.

더구나 함북 무수단리 등 북한 미사일 기지 주변에는 대공 (對空) 미사일과 대공포가 빽빽하게 배치돼 있다. 따라서 북한의 도발 등 유사시 우리 공군기가 가까이 가 공격하기엔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포파이 도입은 96년 중반 이런 이유로 추진됐다. 그러나 97년 IMF로 포파이 도입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이번에 우선적으로 구매예산을 배정한 것도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조짐에 대한 자위 (自衛) 수단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군 고위 관계자는 28일 "포파이 도입은 어디까지나 방어용" 이라고 강조한다. 우선 우리 현무 (玄武)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1백80㎞밖에 되지 않아 평양 이북의 북한 대포동.스커드B/C.노동미사일 기지를 공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 6월 서해 연평해전 때도 북한군이 해안포와 실크웜 미사일로 백령도나 연평도를 공격할 태세를 보였지만 우리 군은 효과적인 대비수단이 없어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포파이의 조기 도입은 이같이 한반도에 위기가 고조될 때 북한 도발 억제용 무기체계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군 관계자는 말한다.

이번 도입 결정 과정에는 코소보 전투에서 미군 전투기가 쏜 미사일이 유고군 군사시설을 정확히 파괴한 성과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포파이는 "남북한 군사 판세에서 시위효과 등 돋보이는 역할을 할 것" 이라는 게 공군측 설명이다. 포파이는 F - 16.F - 4E.B - 52.F - 111 등에 장착된다.

유사시 우리 공군의 F - 16.F - 4E 전투기가 포파이를 달고 동.서해 공해상으로 나가 북한 미사일 기지를 공격한다는 게 공군의 계획이다.

특히 포파이는 원거리 성능 (최대 1백11㎞) 을 갖고 있어 북한의 대공 미사일 표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결정적 이점을 갖고 있다.

전투기 조종석의 TV화면에 나타난 표적을 입력만 하면 자동으로 표적을 추적한다. 록히드 마틴사는 사정거리를 2백㎞로 늘리는 개량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민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