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별수사본부] 상관 지시없이 독자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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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피업유도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검찰 대선배인 진형구전 대검 공안부장 일가족의 계좌추적에 이어 사상 유례없는 대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등 파격적인 수사행보를 거듭, 주목을 끌었다.

수사본부의 특징은 검찰총장 등 상관들의 지시를 전혀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사한다는 점이었다.

이훈규본부장은 "수사 난관에 부닥칠 때마다 상의할 곳이 없어 몹시 고독했다" 고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수사본부는 대검에 대한 압수수색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유례없는 일인데다 자칫하면 '쇼' 로 비춰질 수 있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았던 탓이다.

그럼에도 수사본부는 "모든 수사절차를 다 밟아야 나중에 뒷말이 없다" 는 중론에 따라 대검 압수수색을 결행했다.

결국 수사본부는 대검 공안부 사무실 컴퓨터에서 '파업대책 보고서' 의 초안과 수정본 등 3건의 서류를 복구하는데 성공, 秦전부장의 혐의를 입증하는 결정적 방증을 확보하는 개가를 올렸다.

그러나 아직 정치권에서 특검제 도입이 계속 논의중인 상태여서 수사본부는 완전히 부담에서 해방된 것은 아니다.

만약 정식 특별검사가 임명된 뒤 이번 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이뤄져 새로운 사실이 튀어나온다면 수사본부의 성과에 대해 가혹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는 까닭이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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