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클럽' 지방까지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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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최근 경남의 한 40대 주부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2월부터 운영중인 서울엔젤그룹에 찾아와 다짜고짜 "5억원을 투자할 데 있느냐" 고 요구하는 바람에 담당자들이 투자금액을 5천만원으로 줄이느라 진땀을 뺐다.

이처럼 비상장 벤처기업에 대한 '엔젤' 투자가 일반인에까지 확산되면서 지방에도 굵직굵직한 엔젤 클럽이 늘어 나고 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현재 지방 엔젤은 6개. 미래 (대구).대덕 (대덕) 엔젤클럽을 제외한 부산테크노.충북.경기.항도등 4곳은 올 5월 이후 생겼다.

대구.경북 지역과 인천.전북에 3개 엔젤클럽이 9, 10월 결성을 목표로 준비중이어서 앞으로도 더 늘 전망이다.

상의 기업구조조정센터 백중기 실장은 "엔젤투자는 수익성이 큰 만큼 위험성이 커 일반인 접근이 어려웠지만 대한상의나 기술신용보증기금 외에 지방자치단체까지 나서면서 지방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는 것 같다" 고 말했다.

◇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 = 근래 생기는 지방 엔젤클럽의 특징은 최소 투자금액 5백만원으로 투자의향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점. 평균 투자금액은 3천만원 정도로 창업투자회사를 배제하고 '개미군단' 이 주축이 된 엔젤클럽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5월 결성된 경기엔젤클럽은 세번 투자설명회를 열어 60여명 투자자로부터 37억원을 이끌어 낸데 이어 1백여명 투자자를 상대로 20억원 가량의 투자 협상을 진행중이다.

◇ 지방자치단체도 관심 = 지자체와 활발한 연계활동을 편다는 점도 최근의 특징. 경기엔젤클럽은 경기도와 연계해 만들어졌고 오는 9월 결성될 인천엔젤클럽 역시 인천시 산하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가 사무국 역할을 하고 있다.

엔젤투자 붐속에 전국 조직도 생겨날 전망이다. 전국 엔젤클럽연합회는 다음달 31일 발기인 대회를 열고 지방엔젤마트 공동개최, 벤처기업에 대한 경영지원, 엔젤투자 관련 제도개선 건의 등을 할 예정이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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