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필립스 본스트라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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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수년간 기술력.품질.신뢰성 등을 놓고 검토한 결과 LG가 믿을 수 있다고 판단,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LG와의 초박막액정화면 (TFT - LCD) 합작 조인식을 위해 회장단 8명과 함께 전세기편으로 방한 (訪韓) 한 세계적인 전자종합 그룹인 네덜란드 필립스의 코어 본스트라 (61) 회장. 그는 26일 조인식 직후 기자와 만나 "필립스와 LG간 합작기업은 세계 LCD시장에서 선두의 위치에 오를 것" 이라고 자신했다.

지난 1891년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서 창립된 필립스는 전세계 60개국에 자회사와 23만명의 종업원을 두고 지난해만 3백39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세계적인 기업. 이 기업의 총수인 본스트라회장 역시 고교중퇴 선원출신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17세때 유니레버에 입사해 탁월한 판단력과 재무관리등의 능력을 인정받았고 94년 필립스에 스카웃된 뒤 2년만인 96년10월 회장에 임명됐다.

"필립스는 학력보다는 능력을 우선시하는 사풍을 자랑합니다. 전 직원들이 격식을 버리고 열심히 일한 덕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것이죠." 그를 스카웃한 전임 얀 티머회장의 학력도 중졸. 그만큼 능력본위의 평가가 정립돼 필립스는 세계 전자업계를 호령하는 맹주가 됐다는 얘기다.

본스트라회장이 주력하는 분야는 디지털 첨단 비즈니스. 그는 지난해 계열사인 세계 최대 음반회사인 폴리그램을 1백4억달러에 시그램사에 매각하는 결단을 내리고 이 자금을 디지털 비즈니스에 투자하고 있다.

LG - LCD에 대한 투자도 디지털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의 하나다. "한 때 침체에 빠졌던 한국경제가 빠른 시간안에 급속회 회복되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는 그는 "당분간은 LCD합작법인의 성장에 주력할 것이지만 향후에는 LG는 물론 다른 한국기업들과의 협력도 강화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필립스의 한국 투자법인은 국내에서 전자제품을 전세계 필립스 생산기지에 공급하는 필립스전자와 자동차용 할로겐램프를 생산하는 합작투자법인 송원자동차 조명이 있다.

본스트라회장은 27일 한국의 정.재계 지도자들과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한뒤 오후에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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