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간호사마저 병원서 휴대폰 마구 쓰다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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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며칠전 어머니가 서울 모병원에 입원하셨었다.

병원 곳곳에는 '원내 휴대폰 사용을 금지한다' 는 문구가 붙어 있었지만 이를 지키는 사람은 드물었다.

여러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원내에서 버젓이 휴대폰을 이용했고, 심지어 한 장기입원 환자는 아예 충전기까지 옆에 갖다놓고 사용하고 있을 정도였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제재를 해야 할 병원관계자조차 아무 거리낌없이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한 간호사는 병실에서 환자를 돌보다 말고 자기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울리자 전화를 받았다.

내용을 들어보니 너무나도 사적인 이야기였다.

옆에서 보던 한 환자가 작은 목소리로 "간호사들도 병원에서 핸드폰을 쓰네" 하고 혼잣말을 하자 그 간호사는 미안한 기색도 없이 전화를 끊으며 "핸드폰이 아니라 PCS예요" 라며 농담까지 던지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일류병원이라고 손꼽히는 병원이 이 정도니 다른 곳은 안봐도 뻔한 일이다.

휴대폰 사용시 전자파로 인한 기기 오작동이 일어날 수 있다.

이로 인해 병원에서마저 큰 사고가 나면 어쩔 것인가.

귀중한 인명이 피해를 보고 나서야 뒤늦게 정신을 차리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정수미 <서울 강남구 개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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