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특수수사본부 대검 압수수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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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조폐공사 파업유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 (본부장 李勳圭부장검사) 는 23일 오후 대검 공안부장실 등 대검 사무실 네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이 대검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윤석만 (尹錫萬) 서울지검 특수3부 부부장.이광형 (李光珩) 특수2부 검사와 수사관 8명을 보내 공안부장실.공안연구관실.공안2과장실.당시 공안2과장이던 이준보 (李俊甫) 중수2과장실에서 조폐공사 파업 관련 문서와 컴퓨터 파일 등 문건 일체를 압수했다.

李본부장은 "일부 시민단체 등에서 검찰의 수사 의지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으나 검찰은 철저한 진상 규명에 나서고 있다" 며 "압수수색에 앞서 검찰총장 등 상부에 대한 사전 보고는 없었다" 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이날 강희복 (姜熙復) 전 조폐공사 사장을 소환, 지난해 조폐공사 파업과정에서 姜전사장과 진형구 (秦炯九) 전 대검 공안부장이 접촉해 파업유도를 논의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李본부장은 "姜씨가 일부 이사진의 반대 속에 조폐창을 조기 통폐합한 경위 등을 집중 조사중" 이라며 "姜씨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파업유도 의혹의 실체가 상당부분 밝혀질 것" 이라고 말했다.

수사본부는 또 지난해 9월 18일 조폐공사 파업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던 공안사범합수부 회의 참석자인 공안담당 검사 2명과 노동부.경찰청 관계자 2명도 불러 조사했다.

수사본부는 특히 전날 조폐공사 대전 본사에서 압수한 컴퓨터 파일 중 상당수가 '덧씌우기' 식으로 삭제된 사실을 확인, 파일 내용과 姜씨가 고의로 삭제했는지 여부도 조사했다.

수사본부는 秦전부장이 언급한 '파업유도 보고서' 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안영욱 (安永昱.전 대검공안기획관) 울산지검 차장.송민호 (宋珉虎.전 대전지검 공안부장) 사법연수원 교수.이준보 대검 중수2과장을 24일 소환, 조사키로 했다.

李본부장은 정치권의 수사 중단 요구 움직임과 관련해 "수사는 검찰의 독자적인 임무며 법적 절차에 따라 중단 요청이 오지 않는 한 조사는 계속 할 것" 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24일까지 보강조사한 후 다음주 중 秦전부장과 김태정 (金泰政) 전 법무장관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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