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민철 ‘금쪽 투구’+ 김현수 홈런 … 두산 “멍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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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두산 김현수가 5회 말 솔로 홈런을 날린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부진했던 김현수는 올해 준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두산이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9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롯데를 6-0으로 꺾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두산의 ‘깜짝 선발’ 금민철이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김현수가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양팀은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1패로 균형을 이뤘다. 3차전은 하루를 쉰 뒤 추석 연휴 첫날인 2일 오후 1시30분 롯데의 홈인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다. 

◆김현수의 연 이틀 홈런쇼=이번 포스트시즌을 누구보다 기다린 선수는 두산 외야수 김현수였다. 그는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3관왕(타율·안타·출루율)에 오르고도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21타수 1안타(타율 0.048)로 침묵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를 악문 김현수는 올 가을 잔치에서 이틀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최고 타자의 자존심을 곧추세웠다. 1차전에서 상대 에이스 조정훈에게서 솔로 홈런을 뽑아낸 데 이어 이날 2차전에서도 5회 비거리 125m의 큼지막한 우월 솔로 아치를 그려냈다. 볼카운트 0-2에서 상대 선발 장원준의 높은 직구(시속 144㎞)를 놓치지 않고 받아쳤다. 스코어를 4-0에서 5-0으로 만들며 승부에 쐐기를 박는 대포였다. 김현수는 7회에도 우중간 3루타를 치고 나간 뒤 손시헌의 안타 때 홈을 밟아 롯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활기 되찾은 두산 야구=전날 롯데 선발 조정훈에게 철저하게 눌렸던 두산 타자들은 하루 만에 특유의 집중력과 기동력을 되찾았다. 0-0이던 3회 말 다섯 개의 안타로 4점을 뽑아내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선두 임재철과 이종욱의 안타 뒤 고영민이 유격수 앞 내야 안타로 선제 타점을 올렸다. 2사 후에는 김동주의 우전 안타로 한 점을 보태고 이어진 1, 3루 기회에선 최준석이 우익선상 2루타를 날려 두 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활발한 주루 플레이도 돋보였다. 3회 최준석의 2루타 때 1루 주자 김동주가 단숨에 홈까지 뛰어들어 세이프됐고, 임재철은 두 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3, 4번 타자인 김현수와 김동주가 두 개씩의 안타를 날린 것을 비롯, 2번부터 6번까지 중심 타선이 모두 타점을 기록하며 제몫을 해냈다. 

◆실패로 돌아간 롯데의 타순 교체=로이스터 롯데 감독의 타순 교체 승부수는 무위에 그쳤다. 로이스터 감독은 전날과 달리 가르시아를 5번, 홍성흔을 6번 타자로 맞바꿨다. 가르시아가 올 정규시즌에서 두산 선발 금민철에게 2안타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하며 5타점을 올린 것을 고려한 배치였다. 그러나 가르시아는 6회 1사 1, 2루의 추격 찬스에서 금민철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하는 등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가르시아와 홍성흔 모두 1안타씩을 때렸지만 서로 엇박자를 내며 득점과 연결시키지 못했다. 롯데 타자들은 7회부터 나온 임태훈과 이재우·이용찬 등 두산 불펜 투수들에게 단 한 개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하고 영봉패를 당했다. 

신화섭 기자



▶김경문 두산 감독=1차전 내용이 좋지 않아 많이 아쉬웠다. 선수들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오늘은 중심 타선에서 타점이 나왔다. 점수를 내는 과정이 괜찮았다. 선발 금민철이 너무 잘 던져줬다. 1승1패를 맞췄다. 부산 가서 홀가분한 기분으로 3차전을 치를 수 있겠다. 우리나 롯데나 5차전까지 가지 않을까 싶다. 부산 첫 경기를 잘 풀겠다. 3차전은 홍상삼이 선발로 나간다.

▶로이스터 롯데 감독=우리는 좋은 야구를 했다고 생각한다. 초반 기회를 살리지 못했을 뿐이다. 상대 투수가 우리 기회를 잘 막았다. 두산 타자들이 2사 뒤에 적시타를 쳐냈다. 그게 경기 승패 차이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큰 걸 많이 허용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1승1패가 됐다. 두산과의 맞대결은 치열한 싸움일 거라고 생각했다. 3차전 선발 송승준이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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