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황학동에 있는 고문서.골동품.중고품 등은 어떻게 가격이 결정되고 유통되나. 낯선 사람이 찾아와 귀한 물건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이곳 상인들에게는 가장 귀찮은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상인들은 '어느 댁 물건입니까' '어디서 구입했습니까' 라는 두 마디만 물어 보면 처음 보는 물건의 진위 (眞僞) 여부와 감정가를 대충 알 수 있다고 장담한다.
유명 미술품이나 도자기 등 귀한 물건은 유래가 있게 마련. 따라서 이들 물건은 대략 어느 곳에, 누가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분포도 (分布圖)' 가 나와 있다는 게 상인들의 얘기다.
인사동에서 진위 감정과 시가 감정은 한국화랑협회와 한국고미술협회 두 곳에서 한다.
진위 감정은 작고 (作故) 작가 작품이면 35만원, 생존 작가는 20만원. 시가 감정은 한점당 15만원 안팎이다.
그림.도자기 등 예술품은 작가.제작연대.재질.보관상태 등을 보고 감정하게 된다는 얘기다.
또 산.꽃.집 등 그림의 소재에 따라서도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이곳에 들르는 고객들도 초보자는 판화를 찾다가 안목이 생기면 점차 동양화→서양화→조각품→목기 순으로 이동한다.
또 고문서는 철저하게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 과 '이를 인정해 주는 사람' 이 있어야 한다.
고문서는 저자의 권위와 내용, 책의 질, 인쇄 형태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다.
또 초판.재판.3판에 따라 가격이 수십~수백만원 차이가 나며, 문집.족보 등에 따라서도 격차가 크다.
일제시대 때 무명인이 쓴 소학 (小學) 은 2만원의 가치를 준다. 1백년 전에 쓴 무명 한시인 '비사간금 (批沙簡金)' 은 1만원, 최남선의 시대일보 한장은 3만원 정도다.
경안서림의 김시한 사장은 "수십년 간 장사한 베테랑이라 해도 고문서를 10개 정도 사면 5~6개만 주인을 찾아 팔 수 있고 나머지는 휴지로 버린다" 며 "이같은 이유로 대부분 구입가의 2배를 마진으로 붙여 파는게 보통"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