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소비자들 직접상대 틈새 비즈니스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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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소비자속으로 직접 파고 들어라. ' 제조업체들이 직접 자사가 생산하는 제품의 유통 또는 관련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3월부터 'LG데코빌' 이라는 상호를 내걸고 종합인테리어 사업에 진출했다.

그동안은 바닥재와 벽지.조립식 욕실용품 등을 유통전문업체에 공급해 왔지만 이들을 이용, 직접 시공까지 하는 종합인테리어 사업에 뛰어든 것. 자사 (自社) 제품은 물론 가구.조명 등도 외부로부터 아웃소싱하는 한편 종합전시장에 디자이너를 배치, 무료로 인테리어 상담까지 해주며 소비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직접 공급을 통해 원가를 낮출 수 있어 매월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다" 면서 "연말까지 1백5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고 말했다.

포스코 역시 철강 수요확대를 위해 건설업체와 건축내외장제 제조업체들과 제휴, '스틸하우스'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전국 3곳에 상설 모델하우스를 설치, 꾸준히 마케팅을 전개한 결과 지난해 전국적으로 1백50세대가 건설된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2백%이상 늘어난 5백세대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측은 "1만세대를 목표로 하는 2001년쯤에는 스틸하우스 사업이 비중있는 사업부문으로 자리잡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포스코는 또 음료용 철제 캔과 금속가구쪽으로도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삼성정밀화학은 자사 제품중 유일한 소비재인 페인트의 수요 창출을 위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온도와 습도.부식가능성 등을 진단, 약국에서 약을 제조하듯 만들어 주는 '맞춤판매 서비스' 를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 소비자들을 공장으로 초청, 1박2일간 숙식을 같이하며 제품사용 방법을 실습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최근 각제품 담당자들과 언제든지 연결할 수 있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부엌가구 전문생산업체인 한샘도 종합인테리어사업을 벌이고 있다.

부엌가구와 붙박이장 이외에 대부분의 인테리어용품은 중소기업 제품을 아웃소싱하지만 한샘이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힘입어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심각한 불황 속에서도 이 분야에서만 3백5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약 5백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메이커 제품을 가지고 바로 소비자들과 접촉하기 때문에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중소.영세 업체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불만도 있다.

이수호.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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