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명수'신창원 250㎞ 뜀박질 도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신창원이 2년6개월 동안 번번이 경찰의 추적을 피해 달아날 수 있었던 것은 보통사람의 상상을 뛰어넘는 방법으로 경찰의 허를 찔렀기 때문이었다.

경찰 특별조사팀은 21일 申이 97년 1월 탈옥 이후 일곱차례에 걸쳐 경찰에 발견됐을 때의 도주경로를 밝혀냈다.

이 과정에서 경찰마저 놀란 것은 申이 매번 '달리기' 라는 가장 원시적인 방법을 택해 경찰의 포위망을 벗어났다는 것. 신창원은 지난해 7월 16일 서울 강남구 포이동에서 순찰중이던 파출소 직원에게 발견돼 도주한 부분에 대해 "곧바로 전북 익산까지 이틀만에 달려갔다" 고 진술했다.

이동경로는 강남구 포이동→강남구 세곡동→성남 서울비행장→수지→신갈→송탄→조치원→논산→전북 익산으로 직선거리로만 2백50여㎞에 이른다.

申은 "차를 훔쳐 달아날 수도 있었지만 검문검색을 피하기 위해선 달리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했으며 이틀동안 거의 먹지도, 쉬지도 않고 국도변.논둑길 등을 달렸다. 평소 지리에 익숙한 익산에 도착해 은신처를 찾기 시작했다" 고 진술했다. 이같은 진술을 믿지 못하는 경찰관에게 申은 "부산에서 서울까지 3~4일이면 달려갈 수 있다" 고 말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7월 당시 경찰은 발견 직후 경찰특공대 등 연인원 수만명을 동원해 서울 대모산 등에서 12일동안 수색작업을 벌였으며 3개월동안 강남 일대에서 은신처를 찾았었다.

부산 = 이상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