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내한 앞둔 세계적 하드코어 밴드 'RATM'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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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레이지 어게인스트더 머신' (Rage Against The Machine) .기계 (머신) 로 상징되는 현대문명의 온갖 부조리에 매섭고 통렬한 사운드로 분노 (레이지) 하는 밴드다.

하버드대를 나온 인텔리 톰 모렐로 (기타) 를리더로 94년 데뷔한이 4인조는 메탈에 힙합을 접목한 강력한 '하드코어사운드'를 처음 들고 나와 팝계를 경악시켰다.

두드리고 부순다는하드코어 정신에 충실한 폭발음을 들려준 것이다.

가사 역시 '빈곤층.소수민족을 압박하는오만한 미국정부' 를비판함으로써 록의 저항성을 되살려 냈다는 평. 특히 기타 한대로 종소리등 여러가지 음을 빚어내는 톰 모렐로는지미 헨드릭스, 에릭 클랩턴을 잇는 '기타 신 (神)' 이란 평.

5년동안 2장의 음반만 냈음에도 음악성.사회성에서 90년대를 대표하는 밴드가 된이들은 국내에서도 폭넓게 사랑을 받고 있다.

다음달 1일 '인천 트라이포트록페스티벌' 에서 펼쳐질 이들의 첫내한공연을앞두고 미국 LA에서활동 중인 베이시스트 티미씨와 21일 단독으로 전화 인터뷰를 했다.

- 당신들 곡의 가사는 정치적 저항성이 강하지만 팬들은 일단 사운드에 열광한다. 가사를 못 알아듣는 한국인들은 더할 거다.

"우리는 먼저 멜로디를 만든 다음 가사를 붙인다. 하드코어는 일단 귀를 즐겁게 하는 음악이고 우리는 그러면 만족한다. 다만 가사가 첨가되면 음악의 질은 분명 상승한다. 그것도 즐겨주면 더 좋겠다. 우리 밴드의 음악 철학은 가사로 사람들을 깨우치고 사운드로 흥분을 시키자는 것이다. "

- 월남전 당시 분신하는 스님 사진을 데뷔 음반 재킷에 실었는데 어떤 의미인가.

"분신만큼 강력한 항의가 또 있겠는가. 세상의 부조리에 항변하는 우리 음악과 정확히 맞아떨어져 싣게 됐다. "

- 한국도 정치적 혼란이 많은 나라였는데 혹시 한국에 대해 들어본 일이 있는가.

"잘은 모르지만 미국도 과거에 일부 책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은 내 조국이지만 전혀 자랑스럽지 않다. 일부 사람들은 마치 전쟁을 즐기는 듯한 무서운 나라다. 그러나 우리는 이에 대해 음악으로만 저항한다. 우리의 정치는 음악이다. "

- 인천 페스티벌에서 선보일 곡은.

"오는 9월 3년만에 낼 3집 수록곡을 선보일 첫 무대라 기대가 크다. 지금까지 발표된 곡중 가장 강력해 청중들을 휘어잡을 것이다. 신나는 공연을 위해 매일 2시간씩 맹연습 중이다. '마이크 체크' (마이크 시험중) 등 신곡 3곡을 선보이겠다. 또 '웨이크 업' '킬링 인 더 네임' 등 옛 히트곡도 10여곡 들려주겠다. "

- 최근 코소보 난민을 위한 음반 '노 바운더리' 에 곡을 헌정했다는데.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불렀던 '톰 조드의 유령' 이다. 미국이 또다시 다른 나라 사람들을 죽인 것 (유고 공습을 지칭)에 반발해 헌정했다.

코소보는 LA만한 작은 나라라는데 석달이나 폭탄을 퍼부었다니 남아날 곳이 있었겠는가. "

- 한국서도 하드코어는 큰 인기다. 최고인기그룹 H.O.T도 '열맞춰' 란 곡이 당신들 곡 '킬링 인 더 네임' 과 일부분이 비슷하다는 시비가 일었을 정도다.

"하하, 그랬나. 한국에 가면 그 곡을 들어보고 싶다. 우리는 록과 힙합의 정신이 합쳐진 하드코어의 원조라는데 자부심을 느낀다. 인천 공연에서 우리가 왜 원조인지를 보여주겠다. "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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