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신약개발 성공…SK, 신물질 항암제 9월 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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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우리나라가 미국.일본.독일.스위스 등 10개국이 주도해온 세계 '신약 (新藥)' 개발 대열에 합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4일 SK케미칼이 개발한 항암제 '선플라주 (注)' 에 대한 시판허가를 최종 결정, 제약산업 1백년만에 신약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신약은 기존 약물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거나 비아그라처럼 완전히 새로운 메커니즘을 가진 약으로, 기존 약물보다 약효.안전성이 훨씬 뛰어난 신물질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한 복합제 의약품을 말한다.

주사약인 선플라주는 분자구조 중심에 백금원자를 가진 플래티넘 (백금) 계열 항암제로 같은 계열의 시스플라틴 (76년 개발) 의 부작용을 줄이고 항암효과가 낮은 카보플라틴 (86년) 의 단점을 보완해 세계 최초로 개발된 신물질 의약품이다.

SK케미칼은 90년부터 선플라주 개발을 시작해 그동안 모두 81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한 끝에 시판허가를 받았으며, 오는 9월부터 위암 환자에게 수입 항암제의 20%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식의약청은 서울대병원 등 9개 대학병원에서 선플라주를 64명의 암환자에게 임상시험한 결과 관해율 (寬解率.암 종양이 절반 이하로 감소한 비율) 이 34%로 기존 복합요법과 동등한 유효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선플라주는 특히 위암에 대한 항암능력이 높아 국내에서 해마다 1만6천여명이나 새로 생기는 위암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항암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6백50억원 규모에 이르며 연간 1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백금착체 항암제인 시스플라틴과 카보플라틴의 연간 생산금액이 50억~70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선플라주의 개발로 연간 최대 50억~7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국내에서는 선플라주 외에도 20개 품목이 신약허가를 받기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올해 안에 두번째 신약 탄생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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