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경영권 유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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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대우그룹은 대우중공업 조선부문의 지분 일부를 외국에 팔아 합작법인을 만들되 경영권은 외국에 넘기지 않고 계속 갖겠다고 밝혔다.

대우중공업의 신영균 (申英均) 조선해양부문 사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외국 조선사와 합작법인 설립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면서 "조선부문을 매각, 해외에 경영권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합작을 통해 외자를 유치하되 경영권은 대우측이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4월 "대우중공업 조선부문을 해외에 매각하고, 경영권도 함께 넘기도록 하겠다" 는 김우중 (金宇中) 회장의 발언과 상충되는 것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申사장은 "합작조선사와 50대50으로 지분을 나누거나, 아니면 40대 40 또는 30대 30으로 합작하고 나머지 지분을 외국 투자그룹에 파는 안이 구체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고 설명했다.

그는 또 "4~5개 외국 조선사와 투자그룹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며 "가격문제가 남아 있지만 연내 합작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고 덧붙였다. 합작이 성사될 경우 직원은 전원 고용승계하겠다고 그는 강조했다.

지난 4월의 발표에 대해 申사장은 "당시에도 경영권을 넘기는 의미의 매각은 아니었는데 혼선이 있어 잘못 알려졌다" 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조선부문 해외 매각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교보생명 상장 등으로 대우가 알짜인 조선을 팔지 않아도 될 정도의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시 金회장 발표내용]

대우그룹은 지난 4월 19일 '대우 구조혁신 방안' 을 발표하면서 "대우중공업 조선부문과 힐튼호텔 등 알짜 기업을 해외 매각하겠다" 고 발표했었다.

이와 관련, 대우중공업 옥포조선소를 5조원 수준에서 팔기로 하고, 일본 미쓰이중공업 등을 대상으로 협상 중이라고 덧붙였었다.

당시 김우중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일본 수출입은행 이사가 한.일간에 조선업 전략적 제휴를 해봤으면 좋겠다고 해 흔쾌히 받아들였고, 대우중공업 조선부문 매각은 일본 통산성의 양해를 얻어 추진 중" 이라며 "대우측이 적은 지분만 갖고 경영권은 넘겨줄 생각" 이라고 설명했다.

金회장은 또 "대우 계열사는 34개에서 8개로 줄어들 것" 이라면서 "그룹 역량을 자동차에 집중시켜 종합상사.금융과 3각체제를 구축하겠다" 고 강조했었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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