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유명 지휘자들 못 온답니다, 환불 받으실래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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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지휘자 주빈 메타(73·사진)가 29일 예정된 공연을 하루 앞두고 내한을 취소했다. 메타는 오늘 저녁 서울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에서 빈 필하모닉, 소프라노 조수미(47)씨와 함께 연주할 예정이었다.

공연을 주관하는 기획사 크레디아는 “메타가 일본 공연을 마치고 중국 연주를 진행하던 중 건강이 갑자기 악화돼 한국 공연은 물론 다음달 3~4일로 예정된 빈 필하모닉의 2009~2010 시즌 오프닝 공연까지 취소했다”고 전했다. 고혈압·당뇨 등으로 컨디션이 급격히 나빠졌고 주치의가 연주 취소를 권고했다는 후문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의 다음달 1·10일 공연의 지휘자도 변경됐다. 두차례 내한해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췄던 핀란드 지휘자 미코 프랑크(30)가 나빠진 건강과 수술을 이유로 내한을 취소했다.

익숙한 얼굴들 대신 한국 청중은 새로운 지휘자를 만나게 된다. 빈 필하모닉 공연에는 오세티아 공화국 출신 지휘자 투간 소키에프(32)가 대신 무대에 선다.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 호주 시드니 심포니 등에서 객원 지휘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신예로 이번이 첫 내한이다. 하이든 교향곡 104번과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박쥐’ 중 아리아 ‘여보세요 후작님’ 등 연주 곡목은 그대로다.

서울시향은 베네수엘라가 성공한 ‘문화 상품’으로 손꼽는 ‘엘 시스테마’의 지휘자를 내세웠다. 다음달 10일 무대에 설 주인공은 디에고 마테우스(25).

‘엘 시스테마’는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오케스트라 연주 경험을 제공하면서 사회를 바꾼 제도다.

바이올리니스트로 시작해 지휘자로 전향한 마테우스는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창단한 ‘오케스트라 모차르트’를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지휘하며 세계 무대에 데뷔했다. 마테우스 역시 이번이 첫 내한이다. 코다이의 ‘갈란테 무곡’과 베토벤 교향곡 7번 등을 연주한다.

1일 열리는 공연에는 벨기에의 파스칼 로페(49)가 지휘봉을 잡는다. 지휘자 변경으로 환불을 원하는 청중은 티켓 가격 전액을 돌려 받을 수 있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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