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새대행 후보군 두갈래 기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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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민회의 새 지도부 윤곽이 늦어지는 것은 '인선의 어려움 때문일 것' 이라고 여권 관계자들은 말한다.

적합한 대상자가 마땅치 않은 데다 복잡한 여권 내 역학관계로 인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도 나돈다.

◇ 의욕 보이는 중진들 = 총재권한대행 물망에 오른 인사들은 11일 하루종일 대통령의 청남대 구상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들은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대통령의 연락에 대비, 연결이 가능한 곳에 머물렀다.

한광옥 (韓光玉) 부총재측은 '내각제 해결사론' 을 들고나왔다.

97년 대선때 韓부총재가 "DJP 청구동 단일화 합의를 이끌어내지 않았느냐" 며 의욕을 보였다.

韓부총재측은 3.30 재보선 50억원 사용설로 야당의 반발을 사고 있는 데 대해서도 "국회에서 신상발언을 통해서라도 야당을 설득하겠다" 는 적극적 논리를 내세우기도 했다.

이만섭 (李萬燮) 상임고문은 은근히 정치력과 원만한 대인관계 등을 부각시키며 '동서화합형 대행론' 을 주장한다.

李고문측은 "TK (대구.경북) 출신인 만큼 지역화합의 상징으로 써도 좋을테고, 또 자민련.한나라당과도 대화를 나눌 수 있지 않겠나" 라며 경륜을 과시. 4.7 서상목 체포동의안 부결 파동으로 총재권한대행에서 물러난 조세형 (趙世衡) 상임고문은 명예회복의 적기로 판단하고 있는 모습이다.

趙고문측은 "원내에서 정치개혁 협상 등을 지휘할 경험있는 대행" 임을 강조.

◇ 임시관리형 대행 후보간 경쟁 = 이번 인사가 실세 (實勢) 총장을 중심축으로 밑그림을 그린 뒤 그 위에 총재권한대행과 나머지 고위 당직자들을 배치하는 '역순 (逆順) 의 인사방식' 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대행을 노리는 예비후보들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들의 경쟁에 불을 붙인 것은 국민신당 출신의 장을병 (張乙炳) 부총재가 거명되기 시작한 지난 주말부터. 당장 "당내 기반이 취약하고 정치력 문제도 재고해 봐야 한다.

무엇보다 자민련과의 관계를 잘 풀 수 있는지 의문" 이란 반발 여론이 고개를 들었다.

이에 대해 한 여권 핵심 인사는 "유력한 당3역 후보들이 張부총재를 선호하고 있는 데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 고 귀띔했다.

실세 총장의 세 확산을 우려, 이를 사전 차단하자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 물밑으로 숨은 대권 후보들 = 임시관리형 총재권한대행의 경쟁이 치열한 반면 대권 후보를 노리는 측들의 활동은 미미한 게 특징. 이종찬 (李鍾贊) 부총재측은 "이번엔 맡지 않는 게 좋겠다" 는 뜻을 밝히며 아예 15일부터 2주일간 방미 계획을 짜놓고 있다.

일각에선 이인제 (李仁濟) 당무위원.이수성 (李壽成) 평통 수석부의장 등도 거론되고 있으나 정작 본인들은 소극적이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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