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비리 69명 또 적발…21명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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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입영 대상자와 군 복무자 등 46명이 군의관.병무청 직원 등에게 1백만~3천5백만원을 주고 병역을 면제받거나 의병제대.공익근무 요원 판정을 받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병무사범 합동수사부는 8일 95년부터 98년 사이 수도권지역에서 이뤄진 병역비리 2차수사 결과 46명의 군 복무 기피행각에 관여한 부모.브로커.전 병무청 직원 등 민간인 64명과 현역 군인.군무원 5명 등 모두 69명을 적발, 이 가운데 예비역 중령 박길주 (49) 씨 등 21명을 구속 기소했다.

합수부는 또 H건설 전무 朴모 (55) 씨 등 27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9명을 약식 기소하는 한편 전 병무청 6급직원 河모 (50) 씨 등 9명을 수배했다.

군 기피자 유형은 ▶의병전역 27명 ▶병역면제 14명 ▶공익근무 요원 판정 5명 등으로 합수부는 이들중 부정하게 병역을 면제받거나 공익근무 요원 판정을 받은 18명에 대해 병역처분을 취소하도록 병무청에 의뢰했다.

구속된 예비역 중령 朴씨는 국군청평병원 행정부장이던 지난해 4월 강모씨로부터 "입원중인 아들을 의병 제대시켜달라" 는 청탁과 함께 1천2백만원을 받은 혐의다.

또 朴전무는 97년 11월 모 지방병무청 총무과장이던 강모씨에게 1천만원을 주며 "아들이 공익근무 요원으로 판정받게 도와달라" 고 부탁, 근시를 이유로 4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구속된 장치영 (51) 준위는 병무비리를 포착하고도 관련자로부터 2천5백만원을 받고 묵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병역면제 비리로 수배된 박노항 원사는 3백만원씩 받고 10여건의 공익요원 판정비리에도 개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부측은 "의병전역 및 공익요원 판정 비리에는 주부.보험설계사.회사원

뿐 아니라 요구르트 배달원 등 서민층도 다수 포함돼 있다" 고 밝혀 병무 비리가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음을 보여줬다.

한편 대우프로농구단 부장 김병승 (54) 씨와 현대프로야구단 홍보부장 정재호 (49) 씨는 각각 소속 구단의 김훈 선수 및 위재영 선수의 병역면제를 청탁하고 각각 3천5백만원과 2천만원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됐다.

합수부는 "지난 4월 1차수사 당시 적발된 병역의무자 1백33명 중 1백11명에 대한 재신체검사가 실시돼 26명이 현역, 15명이 보충역 판정을 받았으며 나머지 70명은 정밀검사 및 면제대상 등으로 분류됐다" 고 밝혔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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