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LG트윈스 새 사령탑 … 파격 5년 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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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박종훈(50·사진) 두산 2군 감독이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LG 구단은 27일 “3년 계약이 만료된 김재박 감독의 후임으로 박종훈 감독을 영입했다. 계약기간 5년에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등 총 12억원의 조건”이라고 발표했다. 초보 감독으로서는 파격적인 5년간의 장기 계약을 한 데 대해 LG 구단은 “눈앞의 성적에 연연하기보다는 박 감독이 원하는 그림을 그려보라는 뜻”이라고 밝혔다. 신일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박 감독은 1983년 OB(현 두산)에서 프로에 데뷔해 신인왕에 뽑혔고, 두 차례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83, 85년)를 차지했다. 은퇴 후 93년 미국 프로야구 보스턴에서 1년간 연수를 했고, 이후 LG와 현대·SK·두산을 거치며 코치로 활약했다. 이날 잠실구장에서 박 신임 감독을 만났다.

-선임된 소감은.

“8월 중순께 영입제안을 받았다. ‘LG 감독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라이벌 두산 출신인데.

“나도 LG에 있었다(웃음). 94년부터 96년까지 LG의 코치로 일했다. LG는 개성 있는 선수가 많은 곳이다. 이들의 개성을 그라운드에서 돋보이게 하겠다. 이른 시간 안에 달라진 LG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LG의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밖에서 보던 LG와 안에서 보는 LG는 다를 것이다. 최대한 빨리 팀에 합류해 팀 전체, 선수 개개인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5년의 장기 계약을 했다.

“계약 조건에 감사한다. 신임 감독에게 5년의 시간을 준 것은 과감한 결정이다. 성적 못지않게 LG만의 색깔과 힘이 확실하게 자리 잡도록 하겠다.”

박 신임 감독은 “두산 2군 감독으로 있으면서 같은 서울 구단인 LG가 오랜 침체기를 겪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팬이 많은 LG 감독이 된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의 지원이 충분했던 만큼 현장에서 많은 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감독인 나를 포함하여 코칭스태프, 선수 모두 획기적인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확실한 원칙을 세우고 이를 반드시 지킬 것이며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팀워크를 다지는 데 주력하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팀 운용 방안에 대해 박 신임 감독은 “기존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는 길밖에 없다. 주전과 비주전 선수 간 격차를 줄이고 고참과 신인급 선수들의 조화를 통해 이를 해결하겠다. 모든 선수에게 고루 기회를 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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