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패트롤] '美금리 얼마나 올릴까' 눈길 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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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벌써 99년의 하반기로 접어드는 이번 주는 해외에서 반갑잖은 소식이 기다리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다.

오는 29, 30일로 예정된 미 연방준비위원회 (FRB) 공개시장위원회 (FOMC)에서는 금리인상 결정이 나올 게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문제는 폭 (幅) 인데, 0.25%P 전망이 압도적인 가운데 0.5%P설 (說) 이 강하게 제기돼 촉각을 곤두세우게 한다.

물론 예정된 일이고 이미 주가 등에도 웬만큼 반영돼 큰 충격은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막상 닥치면 파급효과는 만만찮을 것이다. 더욱이 인상폭이 커지거나 더 오를 경우 미국은 물론 한국 등 세계 각국의 증시.경제에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금리를 올리면 당장 우리 수출에 주름살이 온다. 유럽 등 다른 나라 금리에도 인상 압박으로 작용, 기업.금융기관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경제 성장과 경상수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게다가 외국 자금의 국내 유입이 줄어들 것이라, 주식 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7월부터는 우리 생활과 산업 전반에도 많은 변화가 예정돼 있다. 수입선다변화 제도의 폐지로 일제 (日製) 자동차.대형TV 등이 자유롭게 쏟아져 들어오게 된다.

한국 땅에서까지 '메이드 인 재팬' 과 바로 맞부딪쳐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일본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당장은 큰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젊은층의 입맛과 문화는 이미 '일본' 에 익숙해 진데다 세계시장을 석권한 일본제품의 저력을 감안할 때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사정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양대 노총이 정부와 대화를 재개하기로 했지만 재계는 '정부가 노동계 달래기에 급급하다' 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심 못 잡는 정부가 이번엔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 지 두고 볼 일이다.

싫든 좋든 빅딜과 부실기업 정리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한보철강 국제입찰은 금명간 동국제강이나 네이버스 컨소시엄 중 한 곳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예정이고, 대한생명의 향방 역시 28일 3차 입찰 결과에 따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삼성자동차 빅딜이나 제일은행 입찰의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특히 삼성차 문제는 획기적인 계기 없이는 더 이상 협상이 진행되기 어려운 단계로 접어든 분위기라, 정부의 다음 수순이 주목된다.

북한에 억류됐던 주부 민영미씨의 석방이 바로 금강산 관광 사업 재개로 이어질 것인지, 그리고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방미와 조직 개혁을 둘러싸고 고조되는 정부 - 축협간 갈등도 이번 주의 관심사다.

김왕기 산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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