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민, 기민당 맹추격 … 독일 보수연정 불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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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보수우파 연정이냐, 또다시 좌우 대연정이냐.

독일 총선(27일)을 사흘 앞둔 24일 현재 좌우 어느 쪽도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기민당을 중심으로 하는 보수연정 탄생이 유력시됐다.

중도우파 기민·기사당 연합은 수개월 동안 줄곧 중도좌파 사민당과의 지지율 격차를 11~14%포인트로 유지하며 앞서 왔다. 그러나 사민당의 막판 맹추격으로 격차가 7%포인트까지 줄어들면서 판세는 혼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포르자 연구소가 시사주간지 슈테른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여론조사(23일 발표)에 따르면 기민·기사당 연합의 지지율은 1주일 전의 37%에서 35%로 떨어졌다.

기민·기사당 연합이 가장 선호하는 연정파트너인 친기업 성향의 자민당 지지율은 13%였다. 3개 보수정당을 모두 다 합해도 지지율이 50%를 밑돈다. 이들이 하원(분데스타크)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보수연정 수립은 어렵게 된다. 반면 사민당의 지지율은 24%에서 26%로 올랐다. 녹색당은 11%, 좌파당은 10%로 집계됐다.

독일 언론들은 24일 주요 여론조사기관들의 마지막 지지율 조사를 토대로 선거 결과를 전망했다. 이에 따르면 기민·기사당이 제1당으로 차기 연정을 주도하고 메르켈 총리가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지금까지의 예측에는 변함이 없다.

문제는 기민·기사당 연합의 연정파트너가 누가 될 것이냐다. 유권자의 20% 내외가 아직 지지 정당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최종 결과를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사민당이 막판 선전을 벌이고 있어 지금처럼 좌우 대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사민당은 2002년과 2005년 총선 때도 초반 크게 뒤지고 있었으나 이를 극복했다. 2002년에는 역전에 성공해 재집권했고, 2005년에는 1%포인트 차로 뒤졌지만 대연정에 참여할 수 있었다.

독일 총선은 지역구 299석, 주별 비례대표 299석 등 총 598석의 하원 의원을 선출한다. 유권자들은 제1투표로 지역구 의원을, 제2투표로 지지정당을 선택한다. 정당별 의석수는 제2투표 득표율에 따라 정해진다. 특정 주에서 지역구 당선자 수가 제2투표에 따른 할당 의석 수보다 많은 정당은 ‘지역구 우선’ 원칙에 따라 더 많은 의석을 배정받을 수도 있다. 이를 ‘초과 의석’이라 한다. 박빙으로 가고 있는 이번 총선에서는 ‘초과 의석’이 연정의 색깔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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