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계최고속 CPU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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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데이터 처리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 중앙처리장치 (CPU) 시제품이 삼성전자에 의해 개발돼 미국 뉴욕에서 열린 99PC엑스포에서 공개됐다.

삼성전자는 미 컴팩사와 공동으로 22일 (현지시간) 초당 '타이타닉' 과 같은 영화화면을 60개 (신문으로는 8천쪽 분량) 씩 처리할 수 있는 64비트 1기가헤르츠 (㎓) 알파 (Alpha) 칩 중앙처리장치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중앙처리장치는 컴퓨터의 연산.제어 등 두뇌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비메모리 반도체로 그동안 미 인텔사가 개발한 5백50㎒ 펜티엄칩이 가장 빨랐으나 알파칩은 이보다 2배정도 빠르다.

특히 1천5백만개의 트랜지스터를 어른 손톱만한 크기의 칩 속에 담은 알파칩은 0.18㎛ (미크론 = 1백만분의1m) 급 초미세가공기술을 실현한데다 내부동작 전압이 2.0볼트에 불과한 저전압 제품이라는 특징이 있다.

삼성은 2000년 중순부터 중대형 컴퓨터나 초고속교환기.워크스테이션용 알파칩을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비메모리부문 진대제 (陳大濟) 대표는 "인텔.휴렛패커드 등 세계 유수 업체간에 1기가CPU 개발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삼성이 이를 1년 먼저 개발함으로써 비메모리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키울 수 있게 됐다" 고 설명했다.

삼성은 알파칩 개발을 계기로 비메모리 분야 진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삼성은 알파칩 매출을 올해 2억달러를 거쳐 2002년에는 15억달러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은 지난 96년 미국 DEC사 (알파칩 분야는 향후 컴팩사에 합병) 와 알파칩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면서 중앙처리장치 분야에 진출했다.

뉴욕 =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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