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청소업체 선정 경찰청장 친동생이 압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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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비리에 연루, 최근 사표를 낸 전 경찰서장이 "경찰청장의 친동생이 서울시내 일선 경찰서를 돌아다니며 수천만원짜리 청소용역을 맡겨달라며 압력을 넣었다" 고 주장했다.

전 서울 은평경찰서장 김영호 (金永浩) 씨는 22일 "지난 4월 김광식 (金光植) 경찰청장의 친동생이 S사 사장과 함께 찾아와 2천만원짜리 에어컨 송풍구 청소 용역업체로 S사를 선정해 줄 것을 부탁했다" 고 주장했다.

金전서장은 또 "이들이 나를 찾아오기 직전 경찰청장 비서실에서 전화가 걸려와 '청장의 동생이 찾아갈 것이니 잘 처리해 주라' 는 부탁을 해왔었다" 며 "예산이 부족해 당장은 곤란하다며 정중히 거절하자 청장 동생 되는 사람이 '형에게 부탁해 예산을 빨리 배정해주겠다' 고 제의했다" 고 덧붙였다.

金전서장은 "이 말이 부담이 돼 경리계장을 시켜 경찰청에 예산을 요청했으나 두달동안 예산이 안내려와 청소를 못했다" 며 "이런 이유에서인지 최근 경찰청 감찰과에서 내 비리를 불라며 은평서 직원들을 강압적으로 조사해 19일 사표를 냈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장의 동생 남식 (南植.49) 씨는 "S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평소 친분이 있던 S사 사장이 '함께 은평서에 들어가자' 고 해 잠깐 들어가 차 한잔만 마셨을 뿐 업무관련 청탁 등은 한 적이 없다" 고 해명했다.

S사는 서울 서초.송파.노량진.양천.성동경찰서와 모두 1억원 규모의 청소용역 계약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감찰과는 "金전서장은 부하로부터 승진인사.하계휴가비 명목으로 11회에 걸쳐 4백80만원을 받고 경찰서 민원실 공사와 관련,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가 있어 내사를 받자 스스로 사표를 냈다" 고 밝혔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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