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이모저모] '북풍' 북주역 막후접촉서 활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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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남북한이 지난 3일까지 모두 네차례에 걸쳐 베이징에서 가진 비공개 막후접촉에 북한의 대남공작 고위간부인 강덕순이 대표로 참석했던 것으로 20일 밝혀졌다.

노동당 대남기구인 통일전선부 소속인 강덕순은 지난 97년 15대 대선 당시 북한이 베이징에서 운영했던 '대선공작반' 의 책임자로, '북풍 (北風)' 공작의 북한측 주역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아태평화위 부실장 직함으로 활동중인 강덕순은 97년 7월부터 북한대사관과 켐핀스키호텔 등에 장기체류하며 '흑금성' 공작원 등 우리측 관계자와 접촉했었다.

정부 관계자는 "비공개 접촉에는 북측에서 전금철 아세아.태평양평화위 부위원장과 강덕순, 참사인 권민 세 사람이 참석했다" 며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던 대남공작 간부가 당국간 접촉에 등장한 것은 이례적인 일" 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강덕순은 21일 차관급회담의 막후에서 회담전략 등을 지휘할 가능성이 크다" 고 덧붙였다.

정부는 4월 23일부터 6월 3일까지 베이징에서 이뤄진 북한과의 비공개 접촉 결과를 밝히면서 김보현 (金保鉉) 수석대표 등 우리측 대표단 3명의 명단은 공개했으나, 전금철 수석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두 사람의 북한측 대표는 밝히기를 거부했었다.

정부가 이들 명단을 보안에 부친 것은 북풍공작의 책임자인 통일전선부 간부와의 막후접촉에 대한 적절성 논란 등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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