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조등 스포츠스타들 봉사단체결성 장애인 돕기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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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국민이 보내준 사랑, 이제는 어려움에 처한 분들께 되돌려드리겠습니다. "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등 전 국가대표 선수들이 봉사단체인 '함께 하는 사람들' 을 결성, 20일 강원도춘천시신북읍산천리 강원재활원에서 첫 봉사활동을 했다.

바르셀로나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씨를 비롯, 탁구 현정화.양궁 서향순.배구 장윤창. 육상 장재근씨와 경기대 배구선수 13명.자원봉사자 5명 등 모두 20여명이 참가했다.

이날 정오 강원재활원에 도착한 회원들은 대부분 정신지체장애아인 1백여명의 원생들과 낯을 익히기 위한 오락시간을 갖고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함께 점심을 먹었다.

스포츠 스타들은 거동이 불편한 원생들에게 밥과 반찬을 날라다 주고 직접 밥을 먹여주는 등 식사 수발을 들었다.

식사 후 황영조씨는 원생들을 운동장으로 데리고 나가 가볍게 움직이며 몸을 풀게 했다.

또 현정화씨는 탁구, 장윤창씨는 배구를 원생들에게 지도했다.

이어 목욕탕으로 자리를 옮긴 전 국가대표 선수들은 땀으로 범벅된 원생들의 몸을 정성껏 씻겨준 뒤 옷을 갈아입혔다.

그 사이 원생들의 형.오빠.언니.누나가 된 스포츠 스타들은 원생들을 데리고 삼천동 어린이회관으로 외출, 호반을 함께 거닐며 이야기를 나누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오후 5시 또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원생 김수길 (15) 군은 "평소 텔레비전을 통해서만 보았던 스포츠 스타들을 직접 만나 같이 노니 너무나 기뻤다" 고 말했다.

'함께 하는 사람들' 은 미국 유학 중 스포츠 스타들의 사회에 대한 활발한 기여 활동을 눈여겨본 장윤창씨의 제안으로 지난해 12월 구성됐다.

오는 11월 초 공식 창립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이 모임은 매주 목요일 오후 서울 탑골공원에서 요구르트 3천개씩을 나눠주고 있다.

이밖에 어려운 이들에게 운동경기 무료 관람을 지원하는 사랑의 패스 (Pass) 활동, 재소자 및 노숙자와 함께 하는 운동 등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처음 복지시설에 와 다소 서먹서먹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몰랐다" 는 황영조씨는 "앞으론 스스럼없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다가가 어려움을 덜어주겠다" 고 말했다.

춘천 =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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