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이후 중국 조선족들에게 불어닥쳤던 '코리안 드림' .돈을 벌겠다는 일념으로 한국행을 꿈꾸다 당한 취업 사기. IMF 이전 원화의 위력 앞에 흔들렸던 그네들의 자존심. '코리안 드림' 의 열병이 몰아닥치고 10여년, 간도 이주로 시작된 중국 정착 1백여년. 그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SBS '출발!모닝와이드' (매일 오전 6시)가 21일부터 매주 월~수요일 13부작으로 준비한 '윤동혁PD의 백두산 조선족 탐방기' 에서 조선족의 근황을 확인할 수 있다.
'…탐방기' 는 우선 백두산 하늘 아래 첫 동네의 조선족 마을 내두촌 (해발1천1백m) 을 찾았다. 옌지 (延吉) 등 대도시의 조선족들에게는 너무 오지라 '전설의 마을' 로 불리는 곳. 하지만 전화만 없을 뿐 자본주의의 신문물은 이곳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어지는 내두촌 사람들 이야기. 60여 가구의 정서와 삶의 방식은 아직 순박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콩을 갈아 두부를 만들고, 그 찌꺼기로 돼지를 기르고, 동네 모내기 품앗이 다니는 '홍이 엄마' 에서 30명 남짓 초등학생들이 한국어로 공부하는 내두 소학교까지.
카메라는 이어 중국 내 조선족의 절반인 1백만명이 모여 사는 옌지로 이동한다. H.O.T의 노래는 그 곳에서도 인기곡이었고 돈을 제일의 가치로 여기는 배금주의 풍조도 다를 바 없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자본주의의 좋지 않은 점이 먼저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 중국 대도시나 한국행만을 고집하는 조선족 처녀들로 인해 장가가기 힘든 옌지 농촌 총각들의 현실도 다뤘다.
이 프로를 만든 독립제작자 윤동혁PD는 어느 북한 새댁에게 아이를 낳으면 꼭 다시 찍으러 오겠다는 약속을 남겼다. 그 아이를 통해 우리의 분단과 북한 식량난 문제를 환기하겠다는 취지다.
우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