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긴장 베이징 … 건국 60돌 앞두고 준계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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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 건국 60주년 행사를 앞두고 베이징(北京)이 테러와 사건사고를 막기 위해 사실상 준 계엄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다음 달 1일 천안문(天安門) 일대에서 열리는 대규모 군사 열병식에서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이 직접 인민해방군을 사열할 예정이다. 이 행사에는 20만 명이 참석할 전망이다. 베이징 시내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국가 상징도로인 창안(長安)대가 주변은 요즘 초비상이다. 공안 당국이 테러에 대비해 보안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안대가에 있는 한 외국계 대기업은 18일 건물을 통째 비워야 했다. 이날 자정 무렵에 열릴 예정이던 열병식 리허설을 앞두고 베이징 시 공안국이 “낮 12시부터 건물을 비워달라”고 갑자기 통보했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수백 명의 직원들을 재택 근무시켰다. 유흥업소 불법 영업과 음주 운전에 대해서도 고강도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 교통통제도 수시로 이뤄진다.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열병식 행사 주최 측은 26일 하려던 마지막 리허설을 취소했다.

베이징 공안당국은 지난 8월부터 대대적인 범죄 혐의자나 우범자 검거작전을 펼쳐 21일까지 6500명을 붙잡았다. 지난해 올림픽을 앞두고 검거했던 4144명보다 많다. 특히 지난 나흘 동안 베이징 중심부에서 살인사건 2건 등 보안 관련 사건 4건이 발생한 후 공안당국의 검문은 더 강화됐다. AFP통신은 “체제 안정 차원에서 계엄을 방불케 할 정도의 대대적인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21일 아침에는 시내버스가 갑자기 불에 탔다. 부상자는 없었지만 경찰은 테러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홍콩·베이징=최형규·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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