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만원 맨해튼 … 100여국 정상 기후회의 집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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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오후 2시 미국 뉴욕 맨해튼의 최고급 호텔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앞.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뉴욕에 도착한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환영하는 인파가 파크 애비뉴와 49가 사이를 가득 메웠다. 반면 반대편 51가엔 중국 정부의 파룬궁 활동 금지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진을 쳤다. 혹시 모를 불상사를 막기 위해 뉴욕 경찰은 아예 호텔을 기준으로 양쪽의 통행을 막았다. 이때만 그런 게 아니다. 일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가 지나가자 다시 50가의 차량 통행이 금지됐다.

세계 100여 개국 정상이 총집결하면서 맨해튼이 교통 지옥이 됐다. 각국 정상이 묵는 호텔에는 경호라인이 설정됐고, 정상이 움직일 때마다 주요 도로를 봉쇄하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정상이 묵고 있는 시내 호텔 앞에선 해당 국가의 환영 행사가 열려 북새통을 이뤘다. 여기다 관광객까지 몰렸다. 유엔본부가 있는 1애비뉴와 42번가 일대는 20일부터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도착한 21일 저녁부터는 2애비뉴와 42~57번가까지 차량 통행이 금지됐다.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가 열리는 22일부터는 교통 혼잡이 더 심해질 전망이다. 세계 각국 정상이 각자 일정에 따라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반 차량 통행이 수시로 통제되면 대부분 도로가 일방통행인 맨해튼 도로사정상 교통 체증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49번가에서 델리를 운영하고 있는 마이클 나지라는 “매년 유엔 총회 때면 맨해튼 교통이 혼잡해지지만 올해처럼 심한 체증을 보이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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