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하이닉스 인수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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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추진한다. 효성 측은 22일 "하이닉스 지분을 사들이기 위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 주식을 보유한 9개 금융회사(주주단)를 대표한 외환은행은 기업 이름을 밝히진 않았으나 “마감 시한인 이날까지 대기업 한 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외환은행은 지난 7일 국내 43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매각 안내문을 발송했다. 사전 접촉 과정에선 국내 대기업 4~5곳이 하이닉스 인수에 관심을 나타냈지만, 실제 의향서를 낸 곳은 효성 한 곳에 그쳤다.

주주단은 다음 달 중 예비입찰 제안서를 받고 본입찰과 실사를 거쳐 11월 말까지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인수 의사를 나타낸 곳이 한 곳뿐이지만 주주단에 만족할 만한 가격을 제시하지 못하면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주주단은 국내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해외 매각을 검토할 계획이다. 매각 대상 주식은 전체 지분의 28.07%(1억6548만 주)다. 22일 종가 기준(2만2050원)으로 3조6488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매각 대금은 4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2000년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자금난에 몰린 하이닉스는 2001년 채무 조정과 출자 전환을 통해 경영권이 현대그룹에서 채권단으로 넘어갔다. 은행들은 주주단을 구성해 2005년 이후 하이닉스 주식을 단계적으로 매각했고, 이번에 남은 지분을 모두 처분한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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