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피플] LG전자 법무팀 석봉우 수석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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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불혹 (不惑) 의 훨씬 넘긴 나이의 샐러리맨이, 그것도 미국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따내 화제다. 주인공은 LG전자 법무팀의 석봉우 (石奉祐.46) 수석부장. 그는 올 2월 미국 뉴욕 (州)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대학시절 수차 사법시험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그는 79년 LG전자에 입사, 줄곧 법무팀에서 근무했다.

그가 재도전에 나선 것은 96년, 9개월간 미국 미네소타대학 법대 연수 기회를 가지면서부터. 로스쿨에서 24학점 이상만 받으면 뉴욕주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바짝 매달렸다.

"영어도 잘 못하면서 엄청난 욕심을 부렸죠." 아내와 두 딸은 뒷전이고 공부에만 매달렸다. 이 덕에 상법.계약법.소송법 등 26학점 (9과목) 을 들어 응시 자격은 갖췄다. 그러나 무려 26개나 되는 시험을 그대로 도전하기는 역부족이었다.

"궁리 끝에 뉴욕으로 옮겨 학원에 다녔어요. 연수 후 뉴욕 법률회사에서 인턴을 할 기회를 얻었거든요. " 하지만 97년 시험에서는 불합격.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그리고 98년 3월에 귀국.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한국에서 준비를 시작했다.

"독서실에 등록하려 했더니 나이가 많다고 받아주지 않아 사무실에서 늦게까지 공부했습니다. " 이런 고생이 헛되지 않아 그는 올 2월 재도전, 당당히 합격했다. 石부장은 "늦게 이룬 꿈을 회사를 위해 쓰겠다" 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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