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노동자, 구조조정에 집단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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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중국 국영기업과 외국기업 노동자들의 조직적인 집단행동이 늘고 있다. 중국은 정부가 후원하는 노조 외에는 노동자의 집단행동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지난해까지 이같은 집단 움직임은 찾기 힘들었다.

8일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포장재 제조회사인 유니레버PLC는 지난주 중국의 상하이 (上海) 공장 가동 중단을 발표했다가 1백여명의 직원들이 회사 경영진의 차량을 둘러싸고 10여시간 동안 철회를 요구하는 바람에 '긍정적인 조치' 를 약속하고 사태를 해결했다.

또 국영기업인 상하이 제3철강공장 직원 7백여명은 최근 해고된 동료들의 복직을 요구하며 이틀 동안 용광로를 폐쇄하는 시위를 벌였다.

미국의 반도체 메이커인 칩팩이 지난해 상하이 공장의 직원을 해고했을 때도 20여명의 직원들이 이를 거부하며 시당국에 항의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

당시 이들과 협상을 벌였던 이 회사 게리 브레튼 상무는 "당시는 너무 두려워 정확한 회사측 의견을 말하지 못할 정도여서 시당국에 협조를 요청했다" 고 말했다.

한편 철강공장 노동자들은 "친정부 노조가 있긴 하지만 회사와 당의 입장만 대변할 뿐 노동자의 아픔을 반영하지 않아 스스로 투쟁할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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