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 北축구감독 윤명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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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지난 2일 최근 귀순한 사실이 알려진 윤명찬 (50) 씨는 90년대 초반 북한의 종합체육단 축구단장과 축구대표팀 감독을 지냈던 축구계 고위인사다.

지난 90년 10월 남북통일축구대회와 91년 5월 포르투갈 세계청소년대회 남북단일팀 구성 평가전때 북한측 임원으로 두차례 서울을 방문하기도 했다.

윤씨는 69년부터 북한의 4.25팀에서 지금의 스토퍼격인 센터하프를 맡아 활약했으며 73년 4월 이란에서 벌어진 월드컵 아시아예선전에 대표 선수로 출전, 아시아 무대에 이름을 떨쳤다.

90년 종합체육단 축구단장에 올랐고 93년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동아시아대회에 북한팀 감독으로 출전하기도 했지만 94년 상부와의 갈등으로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 기술고문으로 참여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윤씨는 93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렸던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북한대표팀 코치로 참가,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감독이 공석이어서 사실상 북한팀의 사령탑이었던 윤씨는 당시 한국대표팀의 김호 감독 (현 수원삼성 감독) 과 맞붙어 0 - 3으로 패했다.

김호 감독은 "윤씨가 해외 왕래 기회가 많아서인지 자유가 무엇인지 알고 그리워하는 눈빛이었다" 며 재회를 기대했다. 귀순한 북한 체육인으로는 91년 8월 귀순한 유도선수 이창수가 있지만 체육계 임원은 윤씨가 처음이다.

양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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