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초고속인터넷 데이콤·한솔·한국멀티넷 3파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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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제3의 시내전화사업권이라는 무선 초고속인터넷사업권을 놓고 벌이던 업계경쟁이 데이콤.한솔PCS.한국멀티넷의 3파전으로 좁혀지면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 사업을 위해 2년 전부터 전담반을 구성, 수도권지역에서의 시범사업도 계획하는 등 오랜 준비를 해온 선두주자 SK텔레콤이 최근 자격미달로 탈락하자 기회를 잡은 데이콤 등 3사가 생존을 건 한판 승부에 돌입한 것이다.

당초 정보통신부가 이 사업을 위해 만들어 놓은 카드는 석장. 이 사업권만 있으면 시내전화도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 정통부는 두장을 시내전화사업자인 한국통신.하나로통신에 미리 배정했다.

하나 남은 카드를 향해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기업은 데이콤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31일 향후 주력사업분야를 시외.국제전화에서 인터넷 기반의 온라인 분야로 바꾼다고 선언, 이 사업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데이콤은 시외.국제전화에 무선방식의 시내전화사업을 더하면 시너지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솔PCS의 경우도 지난달 이 회사에 지분참여하고 있는 벨캐나다의 간부가 직접 정통부를 방문, 투명한 절차에 의해 사업자를 선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회사는 벨캐나다의 장비분야 자회사인 노텔의 도움을 받아 강남지역에서 시험서비스를 하고 있는 중이다.

무선을 이용한 케이블TV사업을 해온 중소업체 한국멀티넷도 중소기업 몫을 주장하며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그러나 업체들의 움직임이 빨라질수록 이달중 사업자를 최종 선정해야 하는 정통부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이들 3개 업체 모두 나름대로의 문제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콤은 하나로통신의 최대주주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하나로통신이 사업권을 받아둔 상태에서 데이콤마저 받아간다면 이중으로 사업권을 받는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LG가 데이콤을 인수한 상태라 이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솔PCS는 고유업종인 휴대폰사업이 선두그룹에 끼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른 사업에 눈을 돌릴 여유가 있느냐는 지적이 부담요인이다.

한국멀티넷도 시내전화란 덩치큰 사업을 하기엔 힘이 부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사업자 선정업무를 맡고 있는 정통부 정보통신지원국 김창곤 (金彰坤) 국장은 "신청업체들의 재정능력과 기술력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최종업체를 선정하겠다" 고 밝혔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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