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사모님…] 3. 사교.레저생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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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돈이 있다고 아무나 회원권을 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 중소업체 사장 부인 李모 (47) 씨는 최근 H호텔 헬스클럽 회원 가입신청을 했다가 핀잔만 들었다.

호텔측과 헬스클럽 회원들로 구성된 운영자문위원회의 서류심사와 인터뷰를 거쳐 품격을 갖춘 사람에게만 회원 자격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S.H.R 호텔과 C스포츠센터 등 유명 헬스클럽엔 전.현직 고위 공무원, 국회의원 등의 부인들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어 '안방 마님' 들의 사교 무대로 활용되고 있다.

현직 장.차관급 부인과 국회의원 부인 21명은 수천만원대 헬스클럽 회원권과 골프클럽 회원권을 남편과는 별도로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급 옷 로비의혹' 사건으로 고관 부인들의 소비 행태가 서민들의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과소비적 레저생활과 현시적인 몸매가꾸기도 눈총을 받고 있다.

고급 수입 피부미용 화장품만 사용하는 서울 강남의 G피부관리실. 지하 주차장에서 4층 피부관리실로 연결되는 전용 엘리베이터와 작은 방 다섯개를 갖춰 신분 노출을 꺼리는 고관 부인들이 애용하는 곳.

이곳에서 가장 싼 피부마사지 비용은 한차례에 8만원. 약간의 특수서비스를 보태면 일반 피부 마사지 비용의 7~9배인 30만원대에 이른다.

고관 부인들끼리 정보를 교환하며 밀담을 나누는 곳 중의 하나가 고급 미용실. 고관 부인들이 즐겨 찾는 미용실은 강북 H호텔.강남 R호텔 미용실과 강남의 H.S 미용실 등 대중적으로 알려져있지 않으면서 일반인의 출입도 쉽지 않은 곳.

H미용실은 하루 수명 정도의 상류층 부인들만 예약받아 머리를 손질해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도 3만~5만원 정도인 일반 미용실보다 4~7배에 이르는 20만~30만원선. 그래도 이곳에서 머리손질을 받으려는 고관 부인들로 늘 예약은 만원이다.

미용실 관계자는 "현직 고관 부인들을 포함한 서너명의 중년 여성이 어울려 이곳을 찾는 경우가 많다" 고 말했다.

고관부인 등 상류층 1백10여명이 1주일에 두번 정도 모이는 S사교클럽. 1년 회원비는 보증금 2백만원에 30만원으로 비싸지 않다.

그러나 골프.스키.차밍.별미기행 등 고급스런 행사들에 참여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참가자의 품격을 따지기 때문에 서민들은 가입하고 싶어도 엄두를 낼 수 없다.

서울시내 유명호텔 등 5~6곳이 이런 사교클럽을 운영하고 있으며 고관 부인들 사이에 얼굴을 익히는 자연스런 장소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무영.김성탁.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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