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갈매기 138만 “가을 야구” 합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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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박기혁(오른쪽)이 18일 열린 히어로즈와의 사직 경기에서 4회 초 2사 후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4연승을 거둬 롯데는 4강 진출의 청신호를 켰다. [부산=연합뉴스]

KIA 거포 김상현(29)이 타이거즈 토종 타자로는 역대 최다인 시즌 35호 홈런을 작렬했다.

김상현은 18일 열린 2009 프로야구 광주 LG전에서 2-1이던 3회 1사 2루에서 한희로부터 좌중간 투런 홈런을 뿜어냈다. 그는 지난 4일 광주 두산전에서 34호 홈런을 때린 뒤 2주 동안 대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시즌 홈런 34개는 1999년 홍현우(당시 해태)가 때린 팀 내 토종 타자 최다 기록과 타이였다. 신기록은 시간 문제이고, 99년 트레이스 샌더스가 때려냈던 팀 내 최다 홈런(40개)에까지 도전할 기세였다.

멈출 것 같지 않았던 김상현에게도 슬럼프가 찾아왔다. 후반기 맹타로 홈런·타점·장타율 3개 부문에서 단숨에 1위에 오르자 심적 부담을 느꼈고, 상대 집중 견제에 시달렸다. “막상 기록들이 눈앞에 보이니 욕심이 생기더라”는 것이 김상현의 말이다. 게다가 자신의 부진과 KIA가 2위 SK에 쫓기는 시점이 일치하면서 스트레스는 더욱 커졌다. 김상현은 “안 된다고 고민해 봤자 나아질 게 없다. 욕심을 버리고 지금까지 해온 나를 믿기로 했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14일 만에 짜릿한 대형 홈런(비거리 130m)을 터뜨렸다.

6-1로 승리한 KIA는 최근 3연승으로 2위 SK를 2경기 차로 떨어뜨렸다. KIA는 남은 4경기에서 3승을 거두면 SK가 잔여 6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페넌트레이스 1위를 지킬 수 있다.

4위 롯데는 히어로즈를 4-3으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5위 삼성과의 승차를 한 경기로 벌리며 4위 싸움에서 한 발 더 앞서나갔다. 롯데 선발투수 조정훈은 7과3분의2이닝 3실점으로 시즌 14승째를 따내 윤성환(삼성)과 함께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6위 히어로즈는 4위와의 승차가 4.5게임으로 벌어졌다. 두산은 한화를 2-0으로 눌렀다.

한편 롯데는 이날 사직구장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홈 경기에서 2만8500명의 만원 관중이 입장해 시즌 합계 138만18명으로 역대 단일팀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종전 2008년 롯데·137만9735명)을 수립했다.

광주=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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