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새뚝이] 조철수 부산디자인고 교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조철수 (趙哲秀.61) 부산디자인고 교감은 교실에서 컴퓨터디자인.공예 등에 열중하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 교직에 대한 보람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부산디자인고는 74년 각종학교인 부산공예학교로 설립된 뒤 실업고인 부산공예고 (80년) 를 거쳐 98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실업교육 분야 특성화고교. 趙교감은 74년 공예고 설립부터 평교사로 근무, 94~97년 부산공고 교감.부산시교육청 중등장학사를 제외하고는 이 학교에서 22년을 보낸 실업교육의 산 증인이다.

趙교감은 "초창기 10년 동안은 교과서 제작 등 학교운영을 위해 집에 못가는 날이 많았다" 며 "종종 아내가 이혼하자고 농담해 이혼서 1백장을 프린트해 한장씩 주곤 했다" 고 회상했다.

그의 교육관은 '영어.수학 등 교과목 위주에서 탈피, 적성.특기를 살려주는 학생위주 교육' .이 때문에 남들이 외면하기 쉬운 실업교육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특성화고교로 전환할 때 당시 부산시교육청 중등장학사였던 趙교감은 교육청과 학교를 설득했다.

부산디자인고는 지난해 학생수를 1천5백여명에서 9백60명을 감축하고 교육과정을 사회수요에 맞춰 첨단디자인.세라믹아트디자인 등으로 개편했다.

올해는 자율시범학교로 선정된 후 주5일 교과수업.토요일 특활수업제도, 적성.능력별 수업, 전문교과제 등을 도입했다.

趙교감은 "내년에는 학급당 학생수를 40명에서 30명으로 줄이고 전문교과수업을 확대하겠다" 고 말했다.

지금도 오후 7~8시쯤 퇴근하는 趙교감은 9개 교사 자율협의회를 운영, 외국 최신디자인흐름 등 정보를 제공하고 도예실습실 복도를 없애 대형 실습장으로 만드는 등 학교를 학생중심으로 만드는 데 힘썼다.

또 이 학교는 매주 화요일 지역주민 90명에게 목공예.도자기공예를 4시간 동안 무료로 가르치고 있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올해는 입학경쟁률이 3.9대1 (지난해 3.7대1) 을 기록했고 입학생 수준도 중학교 하위권에서 중상위권으로 높아졌다.

올해 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는 학생 16명이 수상했다.

오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