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악호 출항 계속 늦어지자 항의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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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첫 출항 때부터 말썽을 일으켰던 현대 풍악호가 17일 두번째 출항에서도 북측의 장전항 입항거부 통보로 5백여명의 관광객을 태운 채 밤새 동해항에 발이 묶이자 관광객들이 현대측의 거세게 항의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관광객 5백49명을 태운 풍악호는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출국심사를 시작해 오후 5시쯤 승선을 완료했으나 18일 오전까지도 동해지방해양수산청으로부터 출항허가를 받지 못했다.

○…북측이 현대측에 장전항 입항거부 사실을 통보한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승선한 승객들은 TV 등을 통해 뒤늦게 출항이 취소될지 모른다는 소식을 듣고는 현대측의 무리한 금강산 관광 추진에 항의하는 등 한때 술렁거리는 분위기.

관광객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풍악호측은 오후 7시5분쯤 선내 안내방송을 통해 ▶승객 하선 허용 ▶관광 취소 경우 관광요금의 1백10% 환불을 해주겠다고 밝혔다.

풍악호 金모 (30) 안내조장은 이날 오후 11시30분쯤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승객들 대부분은 러시아무용단과 가수들의 쇼를 관람하며 시간을 보내면서도 금강산을 못볼지도 모른다며 밤새 가슴을 졸이는 모습이었다" 고 선내 사정을 알려왔다.

○…풍악호 출항을 놓고 현대 내부에서도 혼란이 일고 있는 모습이었다.

현대상선 현지 실무책임자인 크루즈영업본부 高영석 상무는 안내방송이 있은 직후 "현재 해양수산부로부터 출항허가가 난 상태로 출항이 늦어지는 것은 선식 (船食) 반입이 늦어졌기 때문이며 선식반입이 완료되는 대로 출항할 예정" 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강산 관광에 나섰다 장전항 입항 지연으로 관광을 거부했던 현대 풍악호 승객 1백34명이 17일 오전 6시20분쯤 동해항에 입항한 뒤 현대측에 피해보상 등을 요구하며 3시간여 동안 하선을 거부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이들은 현대상선측으로부터 ▶관광 거부 승객은 관광비용 전액 보상 ▶1일 관광객은 50% 보상 ▶관광객 전원에 대해 여비조로 1인당 1만원씩 지급과 재발방지 약속을 받고 오전 11시쯤 모두 하선했다.

동해 = 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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