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에 고함친 건 인종주의 언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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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의회 연설 도중 “거짓말”이라고 외쳤던 조 윌슨(사진) 공화당 하원의원에 대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인종주의에 기반한 언행”이라고 비판했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카터가 이날 열린 애틀랜타주 타운홀 미팅에서 “윌슨의 발언은 흑인이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는 일부 미국인의 감정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카터는 “정책에 반대하더라도 국가의 수장인 대통령에게는 존경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윌슨의 아들 앨런은 “아버지는 인종이나 배경에 상관없이 모든 이를 존중하라고 가르쳐왔다”고 반박했다.

한편 미국 하원은 이날 찬성 240, 반대 179표로 윌슨에 대한 비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대통령의 연설 중 고함을 질렀다는 이유로 비난 결의안이 채택된 건 220년 미 하원 역사상 처음이다.

윌슨과 카터의 발언은 미국 사회를 휩쓸고 있는 인종주의 논쟁을 더욱 촉발시키고 있다. AFP통신은 윌슨의 발언과 12일 총을 가진 일부 반정부 시위대가 의사당 주변을 행진한 일, “오바마는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는 음모론의 횡행, 일부 종교 집회에서의 대통령 저주 기도 등이 흑인 대통령에 대한 일부 백인의 불만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을 전했다.

이 와중에 뜻하지 않은 욕설 파문이 오바마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최근 MTV 시상식에서 가수 카니예 웨스트가 컨트리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수상 연설 도중 무대에 뛰어올라 “당신이 상을 받아 행복하지만 비욘세가 최고”라며 연설을 방해한 해프닝이 일어났다. 이를 두고 14일 오바마가 카니예를 “멍청이(jackass)”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오바마는 CNBC 방송 인터뷰 녹화 전 비보도를 전제로 이런 농담을 했지만 일부 직원이 이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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