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온라인게임 세계시장서 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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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세계 최초의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 가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바람의 나라' 는 프랑스 게임업체인 유로센터와 계약을 맺고 지난 4월부터 프랑스 현지 서비스를 시작한 것을 비롯, 최근 호주의 유명 게임 사이트 '핫 게임 (www.hotgames.com)' 에서 게임 분야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접속해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등 사용자들의 평가도 좋아요. 화려한 배경과 스피디한 게임이 주종인 해외 게임과의 차별성이 주효했던 모양입니다. "

이 게임을 개발한 넥슨의 김정주 대표는 고구려 벽화의 이미지와 당시의 의상 등을 그대로 살려낸 게임 배경에서 서구인들이 동양적 신비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한다.

또 이 게임이 격투나 전투 게임과 달리 게임 상대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데에도 서구인들은 매력을 느꼈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바람의 나라' 는 96년 4월 PC통신 천리안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 미국의 '울티마 온라인' 보다 18개월 앞서 상용화한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이다.

개발 초기부터 국내에서 큰 인기를 모은 '바람의 나라' 는 여세를 몰아 97년 8월 세계 소프트웨어의 본고장인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영문판 '넥서스' 를 서비스했다.

"이제 독일어와 일본어 버전을 낼 겁니다. 세계 게임 시장의 메카인 일본 시장 진출이 조심스럽지만, 온라인 게임에 있어서는 넥슨이 일본보다 앞섭니다. " 프로젝트 기획팀 이재교씨는 자신감이 넘친다.

국내에서도 지금까지 5만 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이 게임은 현재 4.0판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6월 중에 5.0판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이전 판과는 그래픽이나 내용에서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한다. "새 버전에서는 고구려에서 신라.백제 등으로 무대가 넓어집니다. 또한 이전 캐릭터를 보다 정교한 16비트의 고화질로 다듬어내 사용자들에게 더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갈 것입니다. "

정상원 개발2팀장은 새 버전을 통해 미국 게임 서버와 연계, 국내 사용자가 미국 및 일본의 서버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다.

내용과 배경이 가장 한국적인 순수 국산 게임이 해외 시장에서 호평 받게 한 넥슨의 앞으로 행보가 주목된다.

고규홍 기자

[어떤 게임이 수출되나]

해외 게임시장 공략에 나선 국산게임으로는 먼저 지난해 말 출시한 타프시스템의 '대물낚시광' 을 들 수 있다.

'대물낚시광' 은 미국의 대형 게임유통업체인 인터플레이사에 7백만달러 규모로 수출계약을 체결, 관심을 모았다.

이어 트리거소프트의 '퇴마전설' 이 작년 하반기부터 올 5월까지 미국.대만.독일 등에 13만 달러 팔렸다.

'드로이얀1' 으로 인터넷 게임 차트 1백1위에 랭크됐던 KRG소프트는 이달 안에 '드로이얀2' 를 내놓고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 이미 '드로이얀1' 은 30만 달러의 수출을 이뤄냈으며, 이번 2편의 수출 목표는 1백만 달러. 또 소프트맥스는 일본의 에스코트사와 제휴, 차세대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2' 용으로 게임을 개발해 일본 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시장 기반이 취약해 해외시장으로 나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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