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폭원인' 논란…나토, 美에 책임 떠넘기기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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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 폭격사태와 관련해 단순한 오폭인가, 아니면 뭔가 의도가 있는가를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나토는 오폭의 원인이 '잘못된 정보' 에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 국방부와 중앙정보국 (CIA) 도 "목표물 설정에 실수가 있었다" 고 밝혀 이를 뒷받침했다.

미 워싱턴 포스트와 CNN방송은 "CIA가 과거에 만든 낡은 지도를 제공하는 바람에 목표를 잘못 설정했을 수 있다" 고 보도했다.

만약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유고공습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정보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 된다.

CIA로서는 지난해 5월 인도의 핵실험 이후 구겨진 체면에 또 한번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될 것이 뻔하다.

한편 중국측에서는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공식적인 맞대응을 유보한다는 입장이지만 고의적인 폭격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언론은 그 근거로 중국대사관이 유고의 몇 안되는 외교공관으로 소재 위치가 널리 알려져 있고 공습목표인 군사시설과는 몇백m나 떨어져 있다는 점, 서로 다른 각도에서 3기의 미사일이 연속 발사됐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현재 베오그라드에는 대부분의 서방국 공관이 철수해 러시아.중국 등 일부 친유고 국가들만 공관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이번 폭격은 그동안 나토의 유고공습에 강력히 반대해온 중국을 혼내주기 위한 의도적 공격이 아니냐는 의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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