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맞수 남경주·허준호 '갬블러'서 연기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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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공통적으로 다소 꺼벙하면서, 상대적으론 '핸섬한' 남경주와 '와일드한' 허준호가 뮤지컬 무대에서 다시 맞선다.

서울예전 1년 선후배 사이로 무대에서만큼은 드러내지는 않지만 감출 수도 없는 미묘한 라이벌 의식을 가진 두 사람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이후 두번째로 극단 신시의 '갬블러' (5월8일~23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맞닥뜨린 것이다.

허준호는 해설자로 극을 이끌어가는 카지노 보스, 그리고 남경주는 카지노의 유혹에 빠져 결국 파멸하고마는 나약한 샐러리맨 도박꾼 역을 맡았다.

남경주는 "당초 보스 역을 제의받았지만 음역과 인물 설정 모두 내 캐릭터와 안맞는 것 같아 거절했는데 막상 연습에 들어가보니 그 역의 음악이 훨씬 좋아 후회가 된다" 고 아쉬움을 털어놓는다.

뮤지컬계 최고 스타인 남경주보다 더 비중있는 역할을 맡은 허준호에게 '혹시' 마음 속 부담은 없냐고 묻자 "그게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이냐" 며 예민한 반응이다.

"뮤지컬계에서 나를 인정해주지 않지만 나는 뮤지컬에서 출발한 배우" 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96년 독일에서 초연된 '갬블러' 는 시대를 앞선 음악성에다 대중성까지 확보하며 80년대 팝팬들을 사로잡았던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의 멤버 에릭 울프슨의 두번째 뮤지컬이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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