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햅틱폰’ 기술 빼돌려 생산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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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휴대전화가 보고 듣는 것을 넘어 촉감을 만족시키는 데까지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은 삼성전자의 ‘햅틱폰’. 터치스크린 방식이고 PC의 윈도 환경과 비슷하다.

햅틱폰에 장착된 이 핵심 기술을 빼돌려 중국에 회사를 설립하려 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지방경찰청 외사수사대는 삼성전자의 휴대전화기기 햅틱의 터치스크린 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린 혐의(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경남 양산 소재 A사 김모(45·전 사장)·최모(46·전 제조총괄 상무)·한모(44·전 경영지원그룹장)씨 등 이 회사 전직 임직원 7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김씨 등은 A사가 2001년 개발한 플라스틱 윈도 일체형 터치스크린 기술을 빼돌려 중국 광둥(廣東)성 후이저우(惠州)에 전자회사 설립을 시도한 혐의다. 김씨는 대기업에서 일하다가 2008년 5월 A사 전문경영인으로 채용돼 같은 해 10월까지 약 5개월간 근무하다 해고된 뒤 직원들과 공모, 기술 유출을 시도했다.

A사는 4년간 148억원을 투자해 2007년 10월 세계 최초로 플라스틱 윈도 일체형 터치패널을 개발해 삼성전자 등에 납품해 왔다. A사는 햅틱폰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매출액은 454억여원을 기록했다. 김씨 등은 중국에 공장을 세우기 위해 출국 준비를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A사가 중국에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기술이 유출됐다면 수백억원대 피해를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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