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 美전역에 아시아 알리는 '맹렬자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미국 뉴욕 타임스는 지난 14일자에 '뉴욕의 맹렬 한국 여성' 두 사람을 장문의 기사로 실었다. 주인공은 고정숙.희숙씨 쌍둥이 자매.

50줄에 접어든 이들 자매가 세계 최고의 신문에 보도된 것은 지난 5년간 아시아를 미국사회에 알리는데 노력한 점을 인정받은 것. 이들은 미국 전역에 방영되는 아시아 관련 TV프로그램을 유일하게 만드는 '아시안 아메리카' 제작사를 운영, 매주 한번 아시아계 '떠오르는 인물' 또는 아시아 관련 현안을 소개하고 있다.

첼리스트 요요 마.피겨 스케이터 크리스티 야마구치.바이올리니스트 미도리 등 아시아계 유명 예술인.운동선수들이 이 프로그램을 거쳤다.

인도.파키스탄의 주미대사들이 출연한 최근의 프로그램은 뉴욕 타임스에서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 으로 다루기도 했다.

한국의 경제위기.김대중정부 출범 1주년 특집.북한 기근 등을 주제로 한 한국관련 기획도 10여편. 도널드 그레그.제임스 레이니.윌리엄 글라이스틴 등 전 주한대사들도 출연했고 북한을 다녀온 대니얼 이노우에 미상원의원, 토니 홀 하원의원들도 빠지지 않았다.

특히 코리아 펀드의 미국측 사장 니컬러스 브레트가 출연한 프로그램은 청와대에서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첫 방영 6개월만에 미전역에 공급되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떠오른 뒤 CNN의 해외 프로그램에 종종 소개되면서 자리를 굳혔다.

지난 68년 고교졸업 뒤 미국에 건너간 이들 자매 중 동생 희숙씨는 96년 '미국을 움직이는 아시아계 여성 5백인' 에 뽑히기도 했다.

언니 정숙씨는 중국.북한.러시아 등을 오가며 기업자문 등 활동을 해왔으며, 91년 워싱턴에서 열렸던 북.미 축구경기를 주선한 인물로 미국내에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의 최대 아쉬움은 비영리단체로 등록된 제작사가 전액 외부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 AT&T.메트 라이프보험.에스카다 등 미 기업들과 반다이.세가 등 일본계 업체들이 돈을 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돈은 아직 한푼도 흘러들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토니 에머슨 뉴스위크 기자와 US뉴스 앤드 월드리포트 시사주간지의 윌리엄 홀스틴 등이 프로그램 사회를 맡아 더 다양한 주제를 다루게 됐다" 는 정숙씨는 "한국기업들의 참여와 관심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워싱턴 = 길정우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