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 철도 복선 전철화로 속도 높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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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에서 시험운전 중인 틸팅열차. 영주 구간에서도 올 들어 수차례 시험운전이 이어지고 있다. [코레일 제공]

경북도 정환주 도로철도과장은 요즘 수시로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를 찾는다. 경북도의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확보 때문이다. 그 가운데는 수십년 숙원사업도 포함돼 있다. 중앙선 철도 복선 전철화 추진이다. 아직 사업의 첫 단계인 예비타당성조사에 중앙선이 포함되는 것도 불투명한 상태다.

영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4월과 6월 중앙선 철도 고속화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또 영주철도발전협의회란 단체도 만들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안동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가운데 낙후된 경북 북부지역 발전을 위해 중앙선의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동차보다 느린 중앙선=대구경북연구원 교통물류연구실 한근수(36·교통공학) 박사는 10일 연구보고서인 ‘대경CEO 브리핑’을 통해 ‘중앙선은 우리나라 5대 간선철도 중 하나지만 유일하게 복선 전철화가 되지 않아 경북 북부지역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앙선은 서울 청량리에서 양평-원주-제천-영주-안동-의성-영천 등을 거쳐 경주까지 총 382.5㎞에 이르는 철도 노선이다. 5대 간선철도 중 경부선과 호남선은 KTX 고속철이 건설됐고, 장항선·전라선은 복선 전철화 사업이 진행 중이다.

중앙선은 현재 영천에서 서울 청량리까지 하루 최대 8회(여객 기준) 운행되며, 소요 시간은 5시간 20분으로 승용차보다 2시간 정도 늦다. 단선 철도인 중앙선이 속도 경쟁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한 박사는 “철도는 지역 발전의 필수 요소이자 지역발전축 역시 간선철도 노선에 따라 형성돼 있다”며 “중앙선의 기능 회복은 경북 북부지역을 발전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틸팅열차 도입도 시급=그는 또 중앙선 기능 회복의 방안으로 복선 전철화와 틸팅(Tilting)열차 도입을 제시했다. 틸팅열차는 곡선 구간을 주행할 때 원심력을 줄이기 위해 곡선부 안쪽으로 기울어지도록 설계된 것으로, 속도 향상 효과가 뛰어나다. 중앙선의 현 선로에 틸팅열차만 도입해도 서울 청량리∼영천 구간은 3시간 34분, 선로까지 일부 개량하면 3시간 8분으로 단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박사는 이어 “최근 들어 녹색 교통수단인 철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 지금이 중앙선 간선철도 기능 회복사업 추진의 적기”라는 방법론도 내 놓았다.

영주철도발전협의회 정명훈(66·영주상의 회장) 회장은 “중앙선 복선 전철화 사업이 그동안 수요가 없다는 이유로 후순위로 밀려났다”며 “승객은 거꾸로 속도가 느려 철도 이용을 외면해 왔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철도 등 열악한 교통편이 북부지역의 기업 유치를 가로막았다”며 정부 등에 사업 추진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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