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희기자에게 물어보세요] 친구가 우울증 앓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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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문> 친구 때문에 고민입니다. 언제부턴지 '되는 일이 없다' 며 모임에도 늘 빠져요. 박사학위를 따고도 취직이 안돼 틈틈이 과외를 하고 지내거든요. 얼마전부터 수시로 '죽는 게 낫겠다' 고 하더니 엊그제는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가져가라며 죽거든 화장해달라고까지 했어요.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S동 친구).

<답> 친구가 심한 우울증에 빠졌군요. 친구는 지금 자살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어 그대로 놓아두면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이 큽니다. 자살은 인간이 극도의 소외감을 느낄 때 결정하는 최후의 선택인데 죽음이란 누구에게나 초행길이라 두렵게 마련이죠. 그래서 자살자는 죽기 전 죽겠다는 말을 하는 등 '단서' 를 남긴다고 해요. 친구도 마찬가지잖아요?

친구가 절대 혼자가 아님을 느끼게 하면서 빨리 정신과 치료를 받도록 하세요. 자살을 시도한 사람 중 3분의2가 우울증 환자죠. 우울증 환자의 자살 성공률은 15%나 된답니다.

문제는 친구가 정신과 의사 치료를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이죠. 가족.친지가 곁에서 도와줘야 합니다.

우울증은 하루종일 우울한 기분에 빠져있는 것으로 슬플 때 느끼는 슬픔과 달라요. 마음의 병이 아니라 세로토닌.노아에피네프린 같은 뇌의 신경전달물질 이상으로 생긴 뇌의 병으로 생각해야 하죠. 폐가 병들면 폐병이 생기고 당연히 치료하듯 우울증도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해요.

다행히 치료효과는 매우 좋답니다. 3주 정도 치료하면 대개 증상은 좋아지나 재발을 막으려면 통상 1년 정도는 치료해야 합니다.

황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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