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WTO사무국 법률자문관 김현종 변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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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선진국의 논리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 국제 통상무대의 역학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호랑이굴로 직접 뛰어들어 통상분쟁의 현장 감각을 익혀나갈 생각입니다. "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세계무역기구 (WTO) 사무국의 법률자문관으로 임명된 김현종 (金鉉宗.39) 변호사의 포부다.

현재 외교통상부 통상자문 변호사이자 홍익대 무역학과 교수인 金변호사는 지난달 전 세계에서 응모한 1백40여명과 구두시험.필기시험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단 한명인 최종 합격자로 확정됐다.

다음달부터 스위스 제네바의 WTO본부에서 2년 계약으로 근무할 예정인 金변호사는 "한국은 WTO에 세계에서 11번째로 많은 재정 부담을 하면서도 5백여명의 사무국 직원 중 한국인은 김철수 사무차장과 전문직 직원 1명 뿐이었다" 며 "앞으로 국내의 유능한 인재들이 국제기구에 좀더 많이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고 밝혔다. 연봉은 13만스위스프랑 (약1억2천만원) .

WTO 사무국 내에서 국장 (D급) 다음의 고위직 (P - 5급) 인 법률자문관에 최연소 기록까지 세우게 된 金변호사는 앞으로 WTO 상소기구에 속한 6명의 법률자문관 중의 한사람으로 WTO 패널판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상소한 각국의 통상분쟁을 직접 다루게 된다.

전 우루과이.노르웨이 대사를 지낸 김병연 (金炳連) 씨의 아들인 金변호사는 미국에서 초.중.고교를 마치고 85년 컬럼비아대에서 통상법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뉴욕의 국제법률사무소에서 4년간 활약하며 스톡홀름 상공회의소 중재인.프랑스지적재산권보호협회 회원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던 그는 국제적으로 WTO 설립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던 93년 당시 미개척지나 다름없던 국내통상 분야에서 활동하겠다는 결심으로 귀국했다.

귀국후 그는 자신의 경력과 아버지의 후광을 바탕으로 당시 통상전문가를 찾던 외무부에 발탁돼 95년부터 통상 자문변호사로 임명된 후 주세분쟁 등 통상현안을 다뤘었다.

지난해 통상교섭본부가 출범한 이후에는 전문성과 국제적 감각을 인정받아 외부영입 케이스로 통상전문관 (비상임)에 임명돼 각종 통상분쟁의 실무를 맡아 왔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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