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PO] 현대-기아, 10일부터 챔피언결정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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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현대그룹이라는 큰 울타리 안에 함께 있어도 현대는 현대, 기아는 기아다. 프로농구 챔피언 타이틀을 놓고 10일부터 맞붙는 두팀 사이에 양보란 없다.

이번 챔피언 결정전은 지난 시즌 우승팀 현대의 정몽헌 구단주, 원년 챔피언 기아의 정몽구 구단주의 '대리전' 이기도 하다. 경기장 귀빈석에서 두팀 고위인사들은 서로 다른 표정으로 코트를 내려다볼 것이다.

기아는 플레이오프 개막을 앞두고 사장단이 베푼 저녁회식 자리에서 "무조건 현대를 꺾고 우승하라" 는 '밀명' 을 받았다.

그러나 승부욕 강한 현대의 정몽헌 구단주가 기아의 도전을 피할리 없다. 이러한 상황이 두팀에는 가장 큰 부담이자 승부의 변수다.

결국 찍어누르는 듯한 중압감을 이기고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팀에 승산이 있다. 이 부담을 절반 이상 짊어진 양팀 감독은 잔뜩 몸을 사리는 눈치다.

현대 신선우 감독이 "기아가 우세하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지 않느냐" 고 여운을 남긴 반면 기아 박인규 감독은 아예 "우리가 열세" 라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도 두 감독은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예상하고 있다. 현대와 기아의 정규리그 전적은 3승2패로 기아 우세. 두팀은 국내 최고의 가드와 외국인 포스트맨을 축으로 정밀한 시스템 플레이를 펼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예상하지 못한 작은 실수가 승부를 판가름할 수도 있다. 주력선수의 부상, 심판 판정 등 경기장 분위기도 두팀의 전력에 영향을 줄 것이다. 젊은 팀 현대는 기아에 비해 '경기장 변수' 에 영향을 받기 쉽다. 반면 부상으로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은 기아쪽이 높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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