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불교도들 北비료보내기운동 펼치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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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금강산에는 다람쥐.새 한마리 살지 않는다. 겨울 금강에는 도토리 한 알, 풀씨 하나 없다.

오직 금강산 곳곳에 꿈쩍않고 인형처럼 서있는 북한 병사들의 기름기 없이 푸석푸석한 안쓰러운 얼굴들 뿐. 지난 2월 금강산을 방문했던 개신교도 4백여명은 굶주린 북한을 보고 신앙인으로서 어떻게든 도와줄 수 있는 길을 찾자고 다짐했다.

지난달 30일 대한적십자사가 비료 5천t을 보낸데 이어 종교인들도 북한을 살찌울 비료 모으기운동에 나서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KNCC) 는 지난달 29일 전국의 교회에 '한 가정 한 포대 비료보내기 운동' 을 펼칠 것을 촉구하는 목회서신을 정철범회장 및 김동완총무 그리고 7개 가입교단 대표 이름으로 보냈다.

"척박해진 북녘땅에 비료가 뿌려지면 5배 (옥수수) 의 수확을 올릴 수 있다" 는 목회서신은 "부활절을 맞는 4일부터 성령이 강림하신 5월 23일까지 다시 한 번 정성을 모아 올 가을에는 북한 농민의 추수하는 기쁨이 다섯배, 열배가 넘치도록 하자" 고 촉구했다.

KNCC는 교단별로 20㎏들이 한 포대 값 정도인 6천원 단위의 헌금을 접수해 조선그리스도교연맹에 지정기탁할 예정이다.

민족화합불교추진위원회 (총재 고산조계종총무원장) 도 4월부터 6월까지 '1불자 1포, 1사찰 (단체) 1t 비료보내기운동' 을 펼치기로 하고 전국 사찰에서 비료보내기운동을 위한 특별법회를 열기로 했다.

고산 총재는 발원문을 통해 "죽어가는 형제를 살리고 우리 민족의 숙원인 평화와 통일을 이룩하는데 이처럼 값진 보살행이 어디 있겠는가" 며 적극 동참하기를 바랐다. 불자들이 모은 비료는 조선불교도연맹에 지정 기탁된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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