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한국인의 손맛 세계를 놀라게 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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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캐나다에서 열린 기능올림픽 요리부문 대회장에서 박성훈씨가 요리에 열중하고 있다.


롯데호텔 서울의 박성훈(19) 요리사가 2~5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요리 부문 금메달을 땄다.

2년에 한 번씩 만22세 이하(통합제조 및 메커트로닉스는 만 25세 이하) 젊은 기능인들이 겨루는 이번 대회에서 요리 부문 금메달을 동양인이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종목은 핑거푸드(손으로 집어먹을 수 있는 칵테일 안주), 스타터(식전음식), 가금류 또는 양고기로 만든 메인요리, 미니디저트 3종, 뜨거운 디저트, 재료가 즉석에서 공개되는 블랙박스 등 6개 부문으로 진행되며 이틀에 걸쳐 요리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조리아카데미 원장인 박희준씨를 아버지로, 백석문화대학 조리학과 겸임교수인 홍영옥씨를 어머니로 둔 박씨는 어릴 때부터 요리사의 꿈을 키웠다. 충남 천안의 병천고등학교 조리학과 2학년 때인 2007년 전국기능대회에서 금메달을 따 국가대표 자격을 얻었다. 고등학교에선 서양 요리를 전공했지만 한식을 비롯한 양식·중식·일식·제과제빵 등의 자격증을 모두 취득했다.

그가 국내에서 서양 요리를 공부하며 느꼈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선택한 곳은 롯데호텔 서울의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레스토랑. 미슐랭 가이드 별 셋을 받은 가니에르가 운영하는 식당이다. 박씨는 고등학교를 마친 직후인 올 2월부터 이곳에서 인턴을 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의 봉준호 책임 조리장을 비롯한 여러 선배 조리장의 지도로 매일 오전 9시부터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하루 10시간 이상 8개월동안 대회 참가를 준비했다.

박씨는 “서양인들의 잔치라고 할 수 있는 요리 부문에서 한국인 요리사의 위상을 세계에 알려 기쁘다”며 “계속 요리에 정진해 한국을 대표하는 조리장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형 박청운(22)씨도 레스토랑 서비스 부문에서 우수상을 따내 집안에 경사가 겹쳤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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