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여우 40년 만에 자연번식 “경사났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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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여우가 40년 만에 자연 번식으로 태어났다. 경기도 과천시 서울동물원은 3년에 걸친 토종 여우 복원사업 끝에 5월 5일 암컷 세 마리(사진)가 태어났다고 7일 밝혔다.

토종 여우의 자연 번식은 1969년 창경원에서 8마리가 태어난 이후 처음이다. 동물원 측은 성격이 민감한 토종 여우가 사람이 드나들 경우 새끼를 해칠 가능성이 있어 출산 100일이 지나서야 공개했다. 새끼 세 마리는 현재 몸무게 4㎏ 안팎으로 건강한 상태다. 야생 토종 여우는 74년 지리산에서 밀렵꾼에게 잡힌 이래 국내에서 생존 확인이나 포획 보고가 된 적이 없다. 2006년 3월 23일 강원도 양구에서 한 마리가 발견됐지만 숨진 상태였다. 서울동물원은 2006년 북한에서 토종 여우 암·수 각 1마리, 2008년 10월 중국에서 수컷 3마리와 암컷 6마리를 각각 들여와 종(種) 복원사업을 벌여왔다.

서울동물원에는 33마리의 여우가 있다. 이 중 토종 여우는 이번에 태어난 세 마리를 포함해 모두 14마리가 됐다. 서울동물원은 자연 증식으로 토종 여우 개체 수를 늘리고 야생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친 뒤 반달가슴곰처럼 자연에 방사할 계획이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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