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서 빛난 한국 게임의 '저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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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비주얼과 다양한 캐릭터로 무장한 국내 게임의 '저력'은 여전히 빛났다.

엔씨소프트, 넥슨 등 국내 게임업체들은 지난 4일(현지시간)부터 3일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북미 최대 게임전시회인 'PAX(Penny Arcade Expo) 2009'에 참여, 새로운 신작을 선보이며 전 세계의 게임 유저들을 사로잡았다.

◇신작게임에 유저들 '황홀'=엔씨소프트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온' 뿐만 아니라 최근 공개된 '길드워 2', '시티오브히어로'의 확장팩 ‘이슈 16:파워 스펙트럼’ 등을 공개했다. 특히 오는 22일부터 본격적인 미국 판매가 시작되는 '아이온'은 사전 판매량이 30만장(100억원)에 이를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넥슨은 지난 7월 미국 비공개 시범서비스에 나선 액션대전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와 새 역할수행게임(RPG)인 ‘드래곤네스트’, 일인칭슈팅(FPS) 게임 ‘컴뱃암즈’의 새 모드를 공개했다. '컴뱃암즈'는 이미 북미시장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지난해 7월 북미지역에서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실시한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서비스 1년 만에 가입자 수 300만명을 넘기는 성과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 박차=게임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게임시장 규모는 지난 해 기준으로 382억 8500만 달러. 비디오 게임이 64.1%(245억 5200만달러)를 차지하고 있고, 온라인 게임은 4.3%(16억6700만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몇 년간 온라인 게임시장이 성장세에 있고, 매출이 확대되면서 향후 게임시장은 온라인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 전시회에 참석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콘솔(비디오) 게임이 주름잡았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온라인 게임이 대세였다"고 전했다.

온라인 게임에 강세를 지닌 국내 게입업체들은 이를 발판삼아 글로벌 시장 개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넥슨 아메리카의 다니엘 김 대표는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북미는 브로드밴드 인프라의 지속적인 증가, 온라인커뮤니티의 활성화 등으로 많은 기회 요소가 있는 시장"이라면서 "철저한 준비를 통해 미국 게임 시장에 넥슨을 더욱 강하게 부각시키겠다"고 말했다. 넥슨 아메리카는 다음 달 서비스 예정인 '던전앤파이터'를 포함한 4개의 서비스 게임 라인업을 선보이고, 오는 2010년에 '마비노기 영웅전', '드래곤네스트', '비엔비' 등을 추가해 총 8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 역시 북미시장에서의 브랜드 확보가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판단, 조만간 자체 게임쇼 등의 행사를 치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지속적인 고객관리를 위해 웹사이트에서 사용자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게임의 장(場)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 북미·유럽 통합법인장인 이재호 사장은 "섬세한 그래픽과 다양한 캐릭터로 무장한 아이온이 와우를 누를 대항마로 각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해 미국에서 440억원을 벌었다.

이재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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