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LG, 플레이오프 연패…'막다른 골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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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LG가 보여준 선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플레이오프에서 LG가 성적을 내기는 어렵다" 고 예상해왔다. LG의 효과적인 협력수비와 버나드 블런트를 앞세운 공격의 높은 성공률을 감안하면 뜻밖이었다.

그러나 LG가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나래에 연패, 탈락 위기에 몰리면서 '이충희 농구' 의 신통력이 의심받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LG의 농구를 "단순하고 임기응변도 서툴다" 며 깎아내리기도 한다.

LG가 앞으로 3연승하면 물론 4강에 진입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LG가 벼랑끝으로 몰린 것은 허재가 이끄는 나래의 힘에 밀렸기 때문이지만 더 큰 원인은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이지 못한데 있다.

LG의 장기인 협력수비에 대해 나래는 충분히 대비한 듯하다. 나래는 센터 데릭 존슨에 대한 볼투입 횟수를 늘리고 허재.토니 해리스 등이 존슨을 협력수비하는 LG코트의 빈 곳을 헤집어 쉽게 득점했다.

반면 나래는 LG의 블런트를 잡기 위해 때로는 3명이 겹수비하는 모험을 강행, 잇따라 성공했다. 블런트는 1차전 17득점, 2차전 13득점에 그쳐 LG의 돌파구 노릇을 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이 LG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이충희 감독이 나래를 위협할 만한 전술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잡아야 할 허재에게 1차전 30득점의 뭇매를 맞았고 존슨의 골밑 득점도 삭감하지 못했다.

3차전에서는 이감독도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블런트에 대한 나래의 집중수비를 역이용, 박훈근.양희승을 활용할 전망이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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